팔공산

삿갓봉

자유의 딱따구리 2010. 7. 28. 09:31

 2010년 7월 24일 토요일

산 --- 적어도 내게 있어 산은 중독성이 강하다.

모험을 즐길정도는 아니지만 느릿느릿 산길을 걸으며 조망을 즐기고, 속세를 잊고 자연의 일부가 되는 정도의 산행이면 대만족이다.

오늘도 길을 나선다. 우리엄마 품같은 팔공산으로...

어디로 갈까 생각다 팔공컨트리클럽앞에 내렸다.

날이 흐리다. 빗방울도 약하게 한두방울 떨어진다. 그래도 간다.

 

 

들머리는 이 간판 뒤에 있다. 

 산길에 발이 닿자마자 어제의 비로 꼽꼽하다.물먹어 은은한 솔향도 좋다.

문제는 산벌레들이다. 눈앞에 나타나 끝까지 나를 괴롭히고 심지어 카메라렌즈앞도 가로막는다.

 

 공생

 

 주능선 방향으로는 비안개가 가득 덮었다.

이 비안개는 이리저리 몰려 다니며 조망을 방해한다.

 팔공컨트리클럽쪽도... 

 줌

 지지난주 올랐던 인봉(도장바위)

 습한날씨에 땀이 주르륵 쏟아진다.

 

 정상부근 --- 통신탑들이 보였다 가려졌다 하고...

 

 삼각점이 있는 516m봉

 

 맑아진 노적봉쪽 --- 줌

 

등로 왼쪽으로 동화사와 통일대불이 바로 보인다.

앞쪽 건물 강당에서는 학생들 템플스테이를 하는지 웅성거리고 '양말 다 벗고 들온너라'하는 확성기 소리도 계곡의 물소리와 함께 들려온다. 

 

 모래재 갈림길

여기서 좌회전하면 동화사, 직진이면 폭포골로 올라 가는길이고,4시방향은 학생수련원길...

나는 2시방향의 삿갓봉쪽으로 간다.

 낙락장송이 많은 팔공산은 곳곳에 이렇게 '송이보호구역'임을 알리는 비닐노끈들이 매여있거나 풀어져 날린다.

가을철에는 몰라도 널브러진 모양이 흉하다. 

 동화사는 어느듯 저 만치 멀어져 있다.

 줌

발아래로 '대구학생수련원'이 보인다. 멀리는 백안마을 너머로 대암봉쪽이다.

줌 

 조망바위들이 자주 나타나고...

 

깊은 폭포골 위쪽으로도 안개가 자욱하다. 

 

 '한봉'

  

 한봉 위로 등로를 약간 벗어난 곳에 컨트리클럽을 한눈에 내려다 볼 수있는 멋진 조망바위가 있다.

 

 

 

 

 이 바위에 앉아 웃통을 벗어 소나무 가지에다 걸어놓고 땀을 말리며 풍욕을 했다.

한참동안...

저 아래에서 라운딩중인 사람들중에  뭐가 제대로 잘 안되는지 바람빠지는 소리를 하는 소리가 들려 오지만  지금 이시각 신선이 된 나는 관심이 없다.

 바위아래는 낭떠러지다.

한참을 앉아 호사를 누리다 일어나 걸어둔 옷을 벗겨 입으며 돌아서 보니 뒤에 아래와 같은 놈이 버티고 있다.

식겁(食怯)

 

 다시 산길을 이어면 아기자기한 바위들이 군데군데 보이고...

 주능선을 따라가면 구름모자를 쓴 신녕봉과 그 뒤로 코끼리바위가 나타난다.

 코끼리바위 --- 줌

뒤로는 동화사쪽 

 

 

 

 동화사와 동화사집단시설지구

 

 

                  일명 주먹바위로 알려진 범상치 않은 바위가 나온다. 올라가 본다.

바위에 올라 바라본 삿갓봉(930m) 

 삿갓봉에서 바른재로가는 주능선과 저 뒤로 화산과 신녕 소재지가 보이는데...

 줌

 다시 코끼리바위쪽으로...

                  뒤에서 본 주먹바위

이게 비비추인가?? 

                약간의 거리를 두고 다시...

 

 종주등산로 34 '삿갓봉'에 도착

삿갓봉에서 헬기장이 있는 느패재로 떨어지는 길은 꽤나 가파르다. 

 

 여러 종류의 이런 꽃들이 있어 여름산은 지루할 틈이 없다.

 

 28종주등산로에서 돌아본 삿갓봉

 은해봉으로 오르는 길

 은해봉 오르는 길에 날이 약간 맑아지더니 멀리 대구시내도 보인다.

은해봉에 올랐지만 단체산객들이 가득 --- 그냥 지나쳐 은해사로 내릴까 하며..

 명마산 능선과 파헤쳐진 무학산 능선 왼쪽으로 와촌과 금호들녁이 보이고...

 건너편 갓바위와 농바위(오른쪽)

 갓바위, 농바위, 노적봉. 방아덤, 능성재...

 은해사와 중암암쪽으로 갈려니 또 한무리의 산객들이 앞서 가고 있다.

그러면 나는 기기암쪽으로 갈까하여...

 

 

 

내림길 왼쪽으로 중암암(中巖庵)과 그위에 삼인암(三印巖)이 보이는데... 그 뒤로는 화산과 신녕이다. 

 

 

 오른쪽에서 갓바위, 용주암... 저 멀리 환성산

 명마산 줄기와 환성산 동릉

 가운데 보이는 명마산 장군바위

 

 

 이 바위를 올라서면...

 멋진 조망이 펼쳐지는데...

 정상쪽...

 줌

 중암암쪽

 줌

 백흥암 

 청통과 멀리 영천

 갓바위 주차장쪽

줌 

 

 

 감나무식당 갈림길

 또다른 전망바위

 갓바위와 용주암쪽

 줌

 무학산 끝자락과 하양쪽으로...

줌 --- 대구대학교 본관 건물이 보인다. 

 

 

 이 사거리에서 왼쪽으로 가면 묘봉암쪽 능선으로 가는 길이고, 직진이면 기기암, 오른쪽은 원효암이나 천성암으로 가는 곳이다. 기기암쪽으로 가볼까 하여 조금 가다 다시 돌아왔다.

천성암쪽으로 가 볼 요량으로...

 

 왼손편으로 보이는 묘봉암 뒷능선

 벌써 이렇게 색이 바랬다.

 

 갈림길에서 왼쪽으로 갔어야 천성암 길인데 아무생각없이 오른쪽으로 오다보니 원효암쪽이다.

길을 잃고 산에서 한참 헤맸다. 까짓거, 어차피 길이 있어 가는게 아니고 내가 가기에 길이 만들어 지는거라고 생각하며... 한참을 나뭇가지에 긁히며 내려오니 저아래 뭐가 보인다.

 원효암 뒷편 바위에 새겨진 석조여래상

 

 그 아래에는 샘터도 있고... 물은 맑고 시원하다.

 오늘 오전에 베었는지 길이 깔끔하다.

 뒤에서 본 원효암

 앞에서...

 

 원효암에서 내려오는 시멘트 포장길 --- 산길보다 지루하다.

 

 그렇게 시멘트길을 따라 내려오면 갓바위 오르는 길과 만난다.

 약 4시간 30여분 걸었다.

여름빛에 물들어 싱그러움 가득한 팔공산

그 안에 대지를 품고 사는 다양한 생명들과 호흡하며 걸어온 길

그 속에 잠시나마 묻혔던 나는 오감이 좀 맑아졌을까...

 

 아니다... 곧바로 나는 속세의 때묻은 인간이 되어 버린다.... 헐 ~ ~ ~

'팔공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마재(팔공산에서 놀기)  (0) 2010.09.01
선본사 앞능선  (0) 2010.08.19
북지장골 한바퀴  (0) 2010.07.13
서봉(장군바위능선)  (0) 2010.06.03
수태골-동봉  (0) 2010.03.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