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신원골

자유의 딱따구리 2010. 12. 29. 10:51

2010년 12월 25일 토요일

성탄절이다.

삼한사온으로 표현되는 우리나라 대한민국의 겨울 --- 그 겨울, 올들어 가장 춥다는 날이다.

친구와 약속을 해놓고도 내내 걱정이었다.

문밖을 나서보니 과연 춥긴 춥다.겨울답게 볼이 얼얼할 정도의 맹추위가 온몸을 싸악 감싸고 돈다.

찬공기때문인지 겨울하늘은유난히 깨끗하다.

우리집에서 팔공산이 깨끗하게 한눈에 다보일 정도...

티끌조차 내려앉은듯 허공도 유리알같이 맑다.

친구의 차로 일단 신원골로 들었다.

호암농원 입구에 차를 세워두고...

산에 오를 채비를 하는데 한기가 덮어온다. 

하수구도 얼었다, 꽁꽁

사방댐이 있는 계곡도 꽁꽁 얼었다.

들머리를 탐색하다가 지난번 내림길이었던 곳으로 오늘 들머리로 삼는다.

나뭇잎이 떨어져 쌓인 산길에 발을대니 땅도 얼어 서릿발이 밟히는데 촉감이 괜챦다.

경상북도 도립공원 표석을 만나고...

코끝으로 날려오는 바람이 매섭지만 그래도 오름길엔 등벽에 땀이 살짝 배어난다.

나목들 사이로 간간이 조망은 있지만 카메라에 담을 정도의 조망이 아니다.

서서히 큼지막한 바위들이 앞을 가로 막는다.

 

 

신원골 찜질방이 내려다 보이고 건너편이 거조암능선이다. 코끼리바위봉으로 가는...

능선에 올라서면 은해사쪽과 묘적암에서 오르는 길과 만나 호젓한 갈비길이 된다.

 

뭐 특별한 조망이 없으니 그냥 바위가 볼거리다.

 

 

 

또한 자연스런 소나무가 볼거리고...

넘어진 고사목도...

가을철이라면 송이가 있을법한 산길

한 두어주 쉬었더니 산길이 버겁다. 바람은 내내 따라다니며 볼을 칼로 도리는듯하다.

운부암 앞능선길과 만나고...

계곡으로 이어지는 안부에서...

이후로는 꽤나 가파른 길이시작된다.

 

 

계속 올라가면 오늘 목표로했던 삿갓봉지나 코끼리바위봉을 거쳐 거조암쪽으로 가겠지만...

날씨가 너무 춥다. 정말 추웠다. 옆능선을 거쳐 계곡으로 내려가기로 합의...

계곡쪽은 바람에 쓸려 다니다쌓인 낙엽더미에 무릎까지 빠진다.

힘겨운 한지능선을 치고 올라...

능선에 서면 건너 코끼리바위가 보인다.

줌으로...

코끼리바위에서 흘러내리는 거조암능선

계곡쪽으로 지능선을 타고 내린다.

그렇게 내려오다 보면 폐허가 된 송이막이 있다.

바람에 쓸려 정말 산속의 꼴불견이다. 누가 그랬을까??? 살림에 필요한건 정말 없는게 없다.

앞에서 본 모습

계곡에도 물빛이라고 있는데는 몽땅 얼었다, 꽁꽁...

계곡의 바람없는데를 골라 라면을 끓였다. 김치넣고, 오뎅넣고, 떡에 파까지...

한 20여분 오찬을 즐겼다. 뜨끈한 국물이 제맛이다.

지계곡을 몇번이나 왔다리 갔다리 건너다니면...

 

 

 

 

 

밤밭이 있는 골짜기로 내린다.

거기서 조금 더 아래로 나오면 과수원의 철조망이 쳐진 길을 따르고...

과수원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큰길로 나오게 된다.

시멘트 포장의 큰길을 따라 나오면 신원찜질방으로 들어가는 길이 갈라지고...

들머리로 삼았던 능선이 오른쪽 돌담이 예쁘고 연기가 피어오르는 파란지붕의 민가위에 있다.

 

그 옆의 능선 에는 사람얼굴같은 형상을 한 바위가 아래로 내려다 보고 있는데...

줌 --- 사진이 희미하다.

자세히 보면 좀 그렇게 느껴진다.

들머리로 들어갔던그 대문을 지나고...

다시 한번 당겨본다.

 

맨 아래에 호암농원이라고 적혀있다.

 

추운 날씨, 오랜 쉼끝에 산길에 들었지만 말없이 묵묵히 함께해준 친구.

삶의 무게가 결코 가볍지만은 않지만 일일이 다 표내지 않는 친구.

내 서푼어치도 않되는 지청구가 귀에 거슬릴 법도 하건만 이렇다 저렇다 말하지 않고 침묵으로 들어주는 친구.

그런 친구와 함께한 행복한 산길이었다. 고맙다, 친구야..<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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