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서봉

자유의 딱따구리 2011. 1. 5. 17:20

2011년 1월 2일 일요일

묵은해가 갔고 기다림의 시간도 끝났다. 새해를 맞는다.

인생 좀 살아봐서 그런건가???  새해, 새 날이 밝아도 별 감흥이 없다.

새해라고해서 누가 말한것처럼 삼각형이나 마름모꼴의 해가뜨는것도 아니고,

그것은 영원처럼 계속되는 시간속에 겨우 해와 달이 바뀌고 날과 요일이 변하는 인간들이 정해놓은 자의적 분절일뿐... 

그래도 어쩌랴... 한번쯤은 각오만은 다잡아 볼 일이다.

찌그러지고 오그라붙은 희망이라도 가슴에 담고 살아야 하는것을.

내 산에 가는 길에는 그냥 그길이 그 길이다. 내가 가는 길일뿐...

언제나 그러하듯 일상의 번잡함은 잠시 묻어둔다.새해가 되었음에도 그 '일상의 번잡함'이란 그대로 인데...

자연이 뿌려놓은 선물이 가득한 팔공산을 찾아간다. 혼자서... 

 

노란색 길

10시를 조금 넘었을뿐인데 주차장은 만차였고, 길가 양편으로도 차들이 줄지어 섰다.

수태골 등로로 들지않고 수태못 옆으로 나있는 다른 등로를 탐색해 본다.

수태못의 물도 얼음으로 바뀐지 오래된듯 그 위에 눈이 가득하다.

한동안 날씨가 많이 춥더니 잘 녹지도 않는 모양.들머리로 정한 길따라 녹색 펜스가 둘러있다.

못 입구에서 쳐다본 팔공산 정상부

수태골 위로 서봉과 비로봉, 동봉이 눈을 뒤집어 쓰고 나란히 섰다.

산길에 발을 들이자마자 만나는 묘지위로 '등산로 폐쇄'라고 펼침막을 달아 놓았다.

그냥 올라갔다.

 

며칠전에 내린 눈은 고도를 조금씩 올릴수록 그 양이 점점 많아지고...

오름길, 나뭇가지 사이로 정상부가 훤히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케이블 카가 종점을 향해 오르고 있고...

 

꽁꽁 얼어붙은 얼음장 아래로 졸졸졸 계곡을 흐르는 물소리가 정겹다.

겨울 날씨지만 바람이 없으니 포근하다. 바람이 겨울산을 이렇토록 다르게 하는가? 눈이 많이 녹을듯하다.

 

 

거의 청정 산길인데 리본이달려있다.

 

지계곡을 여러번 건너 다닌다.

 

그렇게 올라서니 부인사로 내려가는 길과 만난다.

 

저 위로 서봉아래의 장군바위봉이 보인다.

 

삼성암 터다.

 

삼성암터를 지나 가파르게 쳐 오르면...

샘터와 그 위로 바위에 새겨진 불상이 보인다.

 

눈길에 신발을 벗고올라야하는 귀찮음때문에 비스듬이 찍혔다.

뒤에서 본 모습

주능선까지 계속해서 오름길이다. 땀이 쏟아진다.

겨울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오른쪽장군바위 능선쪽으로 자꾸만 눈길이 간다.

주능선이 코앞이다.

주능선 직전에서 아이젠을 착용했다.

눈이 쌓였고, 길이 미끄럽다. 특히 바윗길은 위험하기도 하고...

주능선쪽에는 눈꽃도 남아있다.

 

 

동산계곡쪽

 

 

 

눈덮힌 바위뒤로 장군바위 능선이 보인다.

 

대구 시내방향

 

팔공산 주능선 -- 한티재 지나 가산까지... 멀리 유학산과 구미 금오산도 눈에 들어온다.

거칠거 없이 다 내려놓고 선 하늘과 맞닿아있는 저 광활한 산그리메

등산 --- 이런 맛에 산에 오르는거 아닐까?

 

가야할 길 --- 나무계단이보인다.

 

 

장군바위 너머 대구시내쪽

장군바위 --- 역광의 뒷배경은 시원찮다.

 

종주등산로 '100'번이다.

이제 왼쪽으로 오도암과 청운대, 그리고 공군부대가 보인다.

속살을 드러낸 겨울산이 한층 가까워 보인다. 고요하니 만물이 휴식중인 듯하다.

아래 오도암 --- 줌(겨울의 운치가 더해진 조용한 산사가 고즈넉하다. 보고만 있어도 번뇌가 내려앉는듯..)

서봉으로가는 길

 

 

정상석이 놓인 좁은 장소에서 사진을 찍으려니 예삿일이 아니다.

 

서봉에서 본 정상부

군부대, 비로봉과 동봉

동봉에서 갓바위까지...

갓바위 지나 멀리 환성산까지...(사진 가운데는낙타봉과 스카이라인 종점)

서봉에서 보는 팔공산 주능선 --- 한티재쪽

줌 --- 가운데 하얗게 한티휴게소 건물이 보인다.

 

서봉정상에서 갓바위방향으로...

 

 

헬기장에서 본 비로봉과 동봉

속살을 드러낸 동봉

 

돌아본 서봉

청운대의 위용 --- 아무리 봐도 멋있다.

줌 --- 왼쪽아래 오도암이 보인다.

 

동봉에서 갓바위, 환성산까지...

다시 돌아본 서봉

 

오도재에서 수태골주차장으로 내리기로 했다.

 

내려오며 쳐다본 비로봉

동봉

내려오다 큰 바위아래에서 점심상을 차린다. 점심이래야 컵라면이 전부다.

 

 

동봉의 사자바위쪽

 

동봉과 서봉으로의 갈림길을 만나면 ...

진교섭추모비가 있는바위를 만나고...

 

 

지계곡을 몇번 건너면,

암벽훈련장이 나온다.

수릉봉산계를 지나 오늘도 어김없이 돌다리를 건너고, 

수태골 공원관리사무실쪽으로 나온다.

내려서면서 본 수태못

 

해가 바뀌었어도 여전히 산속에 들면 속세의 걱정과 근심은 잊어진다.

그렇지만 세속으로 나서면 금방 백팔번뇌가 제자리를 찾아 앉고 본연의 '인간'이 된다.

텔레비전 화면을보며 차가운 바람맞으며 떠오르는 해를 향해 두 손 모으는 소박한 소망을 가진 사람들을 보며 '나도 저런 때가 있었네' 생각을 하지...

 

올 한해는 어떻게 내인생 씨줄과 날줄을 엮어가야 할지...

늙은 말이 길을 잃지 않는다고 했거늘 나이가 한 살 늘어나면 쪼매라도 더 슬기로워지고,현명해져야 할텐데...

혹, 속절없이 나이만 먹어가는건 아닌지...<끝>

'팔공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팔공산(갓바위- 명마산)  (0) 2011.03.08
혹한의 비로봉  (0) 2011.01.19
신원골  (0) 2010.12.29
팔공산(서봉, 장군바위)  (0) 2010.12.01
탑골~비로봉~동봉  (0) 2010.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