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1월 15일 일요일
오랜만에 그동안의 숙제같았던 팔공산 종주를 위해 길을 나섭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속에 찌뿌둥한 하늘이 검은 먹구름을 담고있고, 바람까지 세차게 불어대 출발지로 정한 한티재에 당도했을때는 눈발까지 흩날리고 있습니다.
아내의 차량지원으로 출발지 한티재에 도착하여 여장을 챙기고 아내는 집으로 돌아갑니다.
대구에서 군위군 부계쪽으로 넘어가는 한티재
팔공산 종주코스인 '가 - 팔 -환 - 초'의 가산을 거쳐온 마루금의 중간구간입니다.
일단 파계재까지 2.1Km --- 오늘 전구간을 합하면 대략 17 ~ 8Km정도가 될것 같은데 오랫만의 장거리 산행입니다.
한티재까지의 종주등산로번호는 갓바위에 1번을 시작으로 최종 150으로 마치게 됩니다.
길은 능선길이라 평탄하고 약간의 오르.내림길이 있지만 초반은 별무리없이 진행이 됩니다.
날씨가 참으로 변화무쌍입니다.
조망은 걷는길 기준으로 왼쪽(군위 동산계곡)은 거의 보이지 않고, 오른쪽(대구은행 연수원쪽)은 햇살이 들었다 사라졌다를 반복하고 있습니다. 도덕산과 응해산은 보였다 사라졌다...
고도를 조금씩 높여가자 멋진 자태를 뽐내는 바위들이 사열을 하고 섰습니다.
도덕산과 응해산이 흐리지만 나타나고...
멋진 소나무가 반겨주기도 하고...(834봉)
그렇게 파계사와 제2석굴암으로 갈라지는 파계재에 도착
뒤돌아본 파계재의 모습
조망이 확보되지 않으니 담을건 가까이의 바위밖에 없습니다.
파계봉에 오르기 직전부터 갑자기 눈보라가 휘날리기 시작합니다.
거센 바람과 함께 몰아치니 뽈대기 왼쪽으로는 얼얼해집니다. 나무들은 그 눈발을 그대로 덮어서고 있습니다.
나뭇잎을 모두 떨구어낸 나무가지위로 눈꽃이 피기시작합니다.
대구시내쪽 --- 응해산 옆으로 중대동쪽일것임
헬기장 윗쪽으로 팔공산 정상이 보여야하지만 눈발과 흐린 날씨때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고...
부인사로 내려가는 마당재
여기서부터 톱날능선(일명 칼날능선)이 시작되는데 눈내린 바윗길을 딛는게 어지간한 강심장이 아니고서는 혼자서 덤비기가 겁이납니다.
끊임없이 나타나는 암릉과 좌우로 탁트인 조망이 짜릿한 구간이지만 오늘 안전을 고려, 어쩔수 없이 아쉬움만 남기고 우회로를 택합니다.
맑은날에 여유를 가지고 다시 와야할 듯...
동남쪽으로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사라졌다를 반복 --- 조망이 트였다 막혔다...
상여바위봉
서봉 직전의 봉우리에서 대구등산학교 80기 수강생들의 실습현장을 만납니다.
눈도 내리고 추위까지 함께하니 오늘 실습 제대로 되겠네요...
눈은 더욱 거세져 눈꽃은 자꾸만 이뻐집니다.
소나무도...
No. 100
부인사에서 올라오는 지능선에도 눈이 가득합니다.
서봉이 가까워오자 산객들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리기 시작합니다.
서봉의 헬기장
서봉에는 삼성봉이라는 또다른 표지석이 서있습니다.
비로봉을 제왕봉이라 하듯이 각각 이름이 두 개씩있네요... 동봉은 미타봉이라나...
삼성이란 신라시대 3인의 성인이 여기서 득도했다는 전설에서 비롯됐다고 표지석 뒷면에 씌여 있습니다.
하긴 저 아래 부인사 위로 삼성암도 있으니...
서봉에서 본 동남쪽 조망 --- 멀리 가야할 관봉쪽엔 골프장이 보이고 가운데 스카이라인 종점이 보입니다.
가운데 뾰족한 봉우리는 주추방골 옆으로 빵재위의 917봉쯤 될듯..(?)
(사진이 누웠어요)
마애여래상 앞에서 바라본 동봉
비로봉 가는 길 --- 지난 11월 1일 약40여년 만에 열려 기념행사를 하고난 뒤라 수많은 산객이 찾고 있습니다.
단체산행객들이 몰려 오르.내림길이 모두 정체를 보이고 --- 눈이 내려 미끄러우니 넘어지는 사람도 여럿...
두터운 철조망을 넘어면 저기 건너 군사시설과 왼편으로 청운대가 보이고,
산객들이 북적거리니 사진 한장 찍기도 쉬운일이 아니군요...
비로봉에는 아직 정상석은 없이 삼각점이 대신합니다.
여기서 카메라 배터리가 부족하다고 합니다. 아껴 찍어야 할 것 같은데 ... 이후로는 이전 기록들을 참고하면 좋을듯...
공산폭포로 내려가는 길의 헬기장과 약사여래불상을 지나 동봉에 도착 --- 여기도 발디딜 틈이 거의 없습니다.
동봉까지 약 8.5Km, 3시간 40여분 걸렸으니 참 부지런히 달려왔습니다. 그것도 눈 내린길을...
뒤돌아본 동봉과 서봉 (비로봉은 동봉뒤에 가렸음)
동봉을 지나자 거짓말처럼 눈은 보이질 않습니다. 바람만 좀 거셀뿐 양지쪽은 햇볕이 따뜻합니다.
햇살좋은 길목은 이미 다른 산객들이 다 차지하고 앉았으니, 할 수없이 그나마 바람이라도 피할 수있는 자리를 찾고, 쭈그리고 앉아 반은 얼은 김밥을 꺼내, 반은 얼어붙은 물과함께 점심이라고 먹습니다.
가만이 생각해보니 처량하기도 하고 왜 이런 고생을 사서 할까라는 생각이 들지만 기분만은 최고...짱!!!
팔공산 주능선의 마루금이 이어진 가운데 가야할 관봉이 아스라이 보이고...
염불암 뒷쪽 병풍바위에서 본 주능선 (내가 가야할 길)
발아래로는 동화사와 백안 삼거리가 하얗게 보입니다.
신령재(도마재)
신령봉에서 본 정상방향
주능선에서 본 코끼리바위
팔공약수터가 있는 바른재
신녕방향 --- 멀리 보현산이 보입니다.
줌으로 살짝 당기니 하얀 천문대가 보입니다.
능선재로 가는 길의 헬기장에 앉았다가 올려다본 하늘엔 흰구름만 떠있을뿐 언제 그랬냐는듯 맑기만합니다.
능선재입니다.
북방아덤에서 바라본 팔공산 주능선과 정상방향 --- 걸어온 길입니다.
북지장사 갈림길
뒷쪽에서 본 선본암과 관봉(갓바위), 멀리는 영천시내
갓바위 오른쪽 아래로는 용주암과 명마산 줄기가 이어지고, 그 오른쪽은 무학산 줄기
갓바위에는 오늘도 한가지 소원을 비는 많은 인파가 북적입니다.
한티재에서 갓바위까지 약 16Km, 6시간30분 정도를 부지런히 걸었습니다.
관봉아래 약사암으로 내려오며 본 올해의 마지막 단풍
차를 지원해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여기 글로 전합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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