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팔공산 비로봉

자유의 딱따구리 2008. 10. 20. 10:16

2008년 10월 19일 일요일

다시 오늘의 시간이 흐르고, 삶에 지친 나그네 --  쉼을 위하여 길을 나섭니다.

오랫동안 그리워만 해오던 팔공산 비로봉을 향한 걸음, 그 첫발을 띱니다.

군사보호구역이라는 이름으로 오랜동안 민간인의 출입을 통제하던 곳에 근래 거기로 향한 산꾼들의 발걸음이 한 둘 사진으로 올라오고 있습니다.

혹, 이런 기회를 놓친다면 -- 군관계부처에서 더 심한 통제를 해버린다면 -- 언제 가볼지 모르는 길이되기에 작정을 하고 길을 나섭니다.

물론 군사시설은 두고, 그 외의 지역이라도 개방을 하여 많은 산객들이 팔공산 비로봉의 아름다움을 공유한다면 더없이 좋을터...

 

8시에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하는 시골버스를 오릅니다. 

 널널한 버스안.

일요일이라 그런지는 몰라도 버스안에는 신녕소재지까지 기사와 나 그리고 아주머니 한 분이 전부입니다.

치산관광지로 들어가기전  귀천서원 앞에서 차를내려  오늘 출발지로 찍은 치산2리 마을회관 앞으로 갑니다.

내가 가는 길은 회관 오른쪽으로 난 시골길을 따라 개울쪽으로 발을 옮깁니다.

 가을, 수확을 한자리에 다시 양파를 심으려고 준비하는 농부들이 장만하는 구수한 거름냄새를 맡으며 올려다 보는 시루봉능선 --- 올라가야할 길입니다.

 개울을 건너 가다 벼를 베어낸 그루터기를 배경으로 뒤돌아 본 치산2리와 귀천서원 방향

날씨는 요즘 늘 그렇듯이 스모그현상이 이어져 약간은 뿌옇게 느껴집니다. 오늘의 조망이 걱정되는 부분이고요...

 들머리를 찾으러 올라가는길 --- 시골의 시멘트 포장길을 한10여분 따라가 봅니다.

 아마도 군위의 백학마을로 넘어가는 길이 아닌가 하는데 일단은 산길에 붙어 팔공기맥길을 찾아보기로 합니다.

사진의 모과나무 옆으로 묘지로 가는 길이 보입니다. 그즈음에서 길을 탐색해 보기로 하고 무작정 들어가 봅니다.

 일단의 김해김씨묘지군이 나옵니다.

 넓게 자리한 김해김씨 묘지를 돌아 왼편으로 호젓한 길을 따라 기맥길을 찾아봅니다.

 묘지에서 바라본 치산계곡 --- 아직 덜 걷힌 안개로 희뿌연 모습이네요.

 갈림길이 나오는데 보니 팔공기맥길입니다.

안도의 숨을 쉬며 왼쪽으로 돌아 천천히 시루봉을 향하여 오릅니다.

 지난 여름 비지땀을 흘리며 탐사길에 나섰던 경계탐사대원들이 걸어논 시그널이 보입니다.

 길은 차분하고도 수더분하게 산객을 받아 들입니다.

산은 걸음이 빠른이를 칭찬하지도 않지만, 그렇다고 느린이에게 질책도 안합니다.

 '1127' 도립공원 표석이 나타납니다.

 밀양박씨 묘 2기가 자리한 길을 지나고,

 잡목으로 들어차 조망이 없으나 억지로 왼쪽으로 눈길을 돌리니 치산1리 마을과 건너편 투구봉능선이 보입니다.

 다시 김해김씨 묘1기를 지나면 오름길은 일단 끝이나고 내림길이 시작됩니다.

 치산1리 영지사쪽에서 올라오는 안부를 만납니다.

 안부를 지나자 오름길이 급속히 가팔라집니다.

된비알을 기어올라가려니 땀이 비오듯합니다. 일주일내내 술에 젖어 살았으니 그럴만도 합니다.

그나마 고운 단풍들이 있어 가쁜 숨에도 마음은 여유롭습니다.

 너덜지대를 지나고...

 너덜지대에서 뒤돌아본 치산리 마을

             줌 --- 버스를 내려 걸어온 길이 내려다 보입니다.

 바위지대를 지나면...

가는 로프가 매달린 길을 오릅니다.

 바위에 올라 뒤로 돌아가니 조망이 트이는 전망대가 나옵니다.

내가 올라온 들머리의 묘지지대가 보이고 주욱 걸어온 능선입니다. 능선 오른쪽은 영천시 신녕면 치산리이고, 왼쪽은 군위군 부계면 백학리가 됩니다.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은 시경계길이자 팔공기맥이 겹쳐지는 길입니다.

 줌

 그 왼편으로 고개를 돌리면 제2석굴암으로 가는 능선입니다.(송골봉으로...)

 이제 시루봉직전의 전망대를 만날 차례입니다.험한 바위를 타고 돌면 전망대가 나옵니다.

 옆으로 오르면서 본 전망바위

 

 전망바위 위에서 본 치산관광단지 --- 그 뒤는 투구봉 능선입니다.

 조망이 시원스레 펼쳐집니다. 아래로 치산마을과 멀리는 조림산과 군위 고로의 옥녀봉 그리고 화산줄기가 길게 뻗어있습니다.

 줌

 뒤로보면 내가 가야할길과 정상부근이 보이고...

 건너편으로는 투구봉이 보입니다.

 전망바위에 앉아 한참동안 쉬어줍니다. 포도즙도 먹고 사과도 쪼개먹고 깍아온 오이도 먹고... 체력을 위하여... ㅎㅎ

암튼 나도 자연의 일부가 되고, 또 신선이 되어 보기도 합니다...

 다시 한번 가야할 길을 올려다보고...

 중앙 능선도 한번 쳐다봅니다.

청아한 가을하늘 아래로 단풍이 붉게 물들어 팔공의 계곡마다 핏빛으로 활활 타오르고 있습니다.  (사진은 좀 허접합니다)

 뒤에서 본 전망대

 오른쪽으로 돌아 이제 엄청난 바위벽을 타야할 순서입니다. 위에서...

밧줄을 타고 내려와 아래에서...

 다시 밧줄을 탑니다. 위에서...

 타고 내려와 아래에서...

 몇걸음 건너 성벽같은 곳을 향하여 밧줄을 타고 오릅니다.

 그 바위 사이로 오르면 너른 터 한끝에 '시루봉'이라고 표시해 놓은곳을 만납니다.

 시루봉에서 바라본 전망바위봉과 치산마을

 그 옆으로 군위 백학마을 --- 저 아래 계곡에는 공사중인 포클레인 소리가 들립니다.

 시루봉에서 성벽을 넘어 다시 밧줄을 타고 내립니다.

 길게 이어져 위태한  바위슬랩을 가느다란 밧줄에 매달려 내려오는데 오금이 저립니다.

인적없는 산길에서  만에 하나 잘못되는 날엔... ㅎㅎ   위에서 ...

 다 내려와 아래에서...

 시루봉 슬랩구간을 내려와 다시 돌아서 가려니 청설모 한마리가 나뭇가지 위에서 재주를 부리며 발길을 잡습니다.

못난 산객때문에 놀란듯 경계의 눈빛을 거두지 않는데... 나도 자연의 친구로 친한 척하며 잠시 쉬어가도 좋았을텐데...

 바위들이 널브러진 산길을 이어갑니다.

 

 때론 폭닥한 낙엽길이 되기도 하고...

 다시 안부를 만납니다. 신시암쪽으로 내리는 갈림길인듯합니다.

 안부에서 급경사길을 조금 오르니 주욱 이어진 교통호가 나옵니다. 까만 통신선도 길게 깔려 있습니다.

나중에 알았지만 군부대 주위에 계속해서 이어져 있습니다.

 울긋불긋한 단풍들과 함께하는 길 --- 더 마음만은 가벼워집니다.

 

 군위쪽에서 올라오는 군사용 작전도로가 나오고 그 옆에 헬기장이 있습니다.

사진상의 갈대 뒤로는 송골봉을 거쳐 제2석굴암쪽으로 가는 산길이 있습니다.

 정상으로 올라가는 도로 --- 등로는 도로위의 붉은 미끄럼방지선이 끝나는 지점의 왼쪽에서 다시 산길에 접합니다.

 산길에 발을 디뎌 오르다 돌아본 시루봉

              줌 

 

 다시 갈림길이 나옵니다. 치산1리쪽 신시암 갈림길인듯...

 갈대님의 시그널에 갈림길 표시를 해두었습니다.

 멀리 코끼리바위군이 보입니다.

 줌

 

 건너편의 투구봉능선

 줌

 군부대가 눈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비로봉이 가까워져 온다는뜻 --- 군부대 철조망 옆으로 떡바위와 돛대바위도 보이기 시작하고...

 신녕봉과 코끼리바위봉 능선이 보입니다.

 잠시 암릉군이 시작되니 조망은 또 환상적입니다.

 좌로 투구봉능선을 두고, 오른쪽은 군부대가 보이는데... 눈 앞으로는  떡바위와 팔공의 주능선이 보이는 곳의 암릉위에 앉아 다시 여유롭게 쉬어 줍니다. 가을햇살은 따갑게 얼굴에다 쏟아붓지만 확연히 여름날의 그것은 아닙니다. 간간히 시원한 가을 바람이 불어와 땀을 식혀주는 가운데 발아래는  틀림없이 진불암입니다. 염불소리와 함께 목탁소리가 맑게 팔공산자락에  울려 퍼집니다.

물아일체(物我一體) --- 자연과 하나되어 하염없이 그 속에 빠져봅니다.

이제 잠시후면 저 앞으로 보이는 떡바위를 거쳐 비로봉으로 갑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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