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10월의 마지막 주말.
우리나라 사계절중 가을은 유난히 짧게만 느껴집니다.
저물어 가는 막바지 늦가을의 정취를 산에서 느껴봐야 하는데...
먹고 살기 바빠, 가고싶은 산에도 못갈 위기였지만 어쨌던 오후에 시간 만들어 기어코 산엘 갑니다.
아들을 데리고 가까운데 잠시 갔다오기로 하고 일단 집을 나섰습니다.
딱히 목적지를 정하고 나선게 아니라 여기저기 고민하다 시간도 적당하고 해서 오랜만에 기룡산을 가기로 합니다.
시원하고 상큼한 가을바람을 가르며 영천댐을 드라이브하듯이 스쳐지나 기룡산으로 들어가는 '용화리' 갈림길에 다다릅니다.
사진이 좀 허접해도 오른쪽은 자양을 거쳐 포항의 죽장으로 가는 길이고 왼쪽으로 들어가면 용화리를 지나 기룡산 묘각사로 가는길입니다.
갈림길에 세워놓은 등산안내도
묘각사 올라가는길에 만나는 고운 단풍
묘각사 주차장에 차를 세우고 절 왼편으로 들머리를 잡습니다.묘각사 요사채 뒤로...
등로 입구
약간의 오름길이 시작됩니다.한낮의 날씨는 약간 더위를 느껴 가을옷을 입은 나보다 아들의 옷차림이 오늘 산행에 오히려 맞을듯합니다.
첫번째 지계곡을 만납니다. 길은 여름의 홍수탓인지 형편없습니다.넘어진 나무와 흘러내린 돌들 사이를 조심조심 산길을 걸어갑니다.
아들, 오늘은 씩씩합니다.
두번째 지계곡을 건넙니다.
등로의 양편으로 군데군데 고운 단풍들이 자태를 뽐내고 섰습니다.
이 산에도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와 고운빛으로 산객들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약무글산악회'에서 어느분이 다녀가셨는지??? 등로에 표시기가 많이 매어져 있었습니다.
땀이 살짝 배어날때쯤 잠시 쉬어줍니다. 물도 한모금 마시며...
또한번의 지계곡을 건넙니다. 이게 마지막입니다.
너들지대를 지나고...
등로 양편으로 잡목들이 우거져 조망이 거의 없습니다. 열린 가지사이로 아래의 산사가 눈으로는 보였는데 사진에는 안나오네요.
반대편의 산줄기들입니다. 단풍이 고와서 담았더니 이것도 여~~~엉...
정상 2Km남았습니다. 여기까지는 약간의 오름길이 이어졌지만 요기서 부터는 숨고르라는 뜻인지 몰라도 평평한 산길을 갑니다.
아직 잎들이 더러 붙어있네요. 겨울에 나무들이 잎들을 다 떨군뒤에 오면 낙엽들이 덮어 산길은 보이지 않습니다. 거의 감각으로 찾아가야 할때도 있습니다. 더구나 눈이라도 내린 뒤에는...
용담초 한포기 만납니다.
안부가 나옵니다. 여기서 정상의 반대편으로 가면 운곡지쪽으로 내려가게 됩니다.
무명의 묘 한 기를 지나고...
잡목 --- 특히 참나무종류 --- 들이 조망을 완전히 가로 막고 있습니다.
또 한기의 분묘를 지납니다. 벌초도 안한듯 묵고 묵었습니다.
계속되는 오르막길에 아들이 조금 힘들어 합니다.
산등성이에 도달합니다. 또 잠시 쉬어줍니다.
물 한모금 마시며...
지금부터는 계속하여 능선길을 가게됩니다. 약간의 오름이야 있지만 전형적인 육산에 낙엽까지 쌓여 폭신한게 걷기에 그저 그만입니다.숲이 아니라면 늦가을 햇살이 조금은 부담스러울듯...
그런 평탄한 길을 어느정도 걸으면 하나의 전망대가 나옵니다.
아들이 그 전망대에 섰습니다. 뒤로 화북면 정각마을(일명 별빛마을)이 보이고 마을 위로 보이는 산이 보현산입니다.하얗게 보이는 것이 천문대. 그리고 왼쪽으로 보이는 산은 보현산 시루봉.
줌으로 사알짝 당기면 요렇게...
시루봉입니다.
내가 서있는 발아래의 산줄기 ... 단풍이 곱습니다.
아들이 찍어준 사진.
여기서 부터는 바위벽들이 간간히 나타납니다.
다시 조망이 끝내주는 전망대 하나를 만납니다. 자리도 넓직하니 10여명은 충분히 앉을듯...
멀리 팔공산쪽을 한 번 보았습니다. 날씨 탓인가요?? 시계가 깨끗하지 못하고 흐릿합니다.
줌으로 당긴 모습.
발아래 산줄기와 정각마을.
영천시내쪽 ... 여기도 시계가 흐릿합니다. 맑은 날이면 영천시가지가 다 보일텐데...
줌으로 당긴 모습.
정상쪽입니다.
줌으로 당긴 모습. 정상에 서있는 산불감시 카메라가 보이네요.
바위길이 이어집니다.
다시 전망대가 나타납니다. 자양면 보현리입니다. 뒤로 보이는 봉우리는 죽장의 면봉산과 베틀봉일 겁니다.여기는 전망대가 아니라도 산능선길을 걸으며 조망을 맘껏 즐깁니다.오늘 조망이 깨끗하지는 못하네요...
보현산쪽
바위가 참 희한합니다.
바위길이 이어집니다.
기룡산이 보현쪽으로 흘러내린 모습 ... 단풍이 곱게 물들었습니다.
올라온 마루금을 향해선 아들 --- 가을이 깊어져 있음을 산이 말해줍니다.
계속되는 암봉이 작은 공룡능선을 가는듯합니다. '기룡산 공룡능선'이라 이름지어면 좀 넘치나요???
이상야릇한 동굴도 나옵니다.
정상은 이제 코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뒤돌아본 꼬마 '공룡능선' ...ㅎㅎㅎ
약간의 바위벽을 타고 오르면 ..
정상입니다. 아들이 산불감시카메라 앞에 섰습니다.931m
정상석
정상석에는 심한 오류가 하나 있습니다. 이 산의 이름은 기룡산입니다.기(騎...말탈 기),룡(龍...용 룡)
기룡산 들어오기전의 마을이름은 용화리 입니다. 용(龍), 화(化)
산의 모습이 용이 앉은 모양같아서 지은 이름인데... 이게 뭡니까???
기(旗 ... 깃발 기) --- 언제즘 고쳐질까요???
요건 퍼온 사진입니다. 참고용...
정상에서 약간 내려서면 만나는 이정표. 꼬깔산으로 이어지는 갈림길입니다.우리는 묘각사쪽으로 내립니다.
이정표 아래 약간의 그늘아래서 점심을 먹습니다.
다시 하산길
올가을의 오랜 가뭄탓인지 단풍들이 아주 예쁘게 보이지는 않았습니다. 군데군데 채 물들기도 전에 말라버린 잎새들이 많네요... 다시 자연보호의 당연함과 중요함을 새깁니다.
바삭마른 잎들을 밟으면 약간 미끄럽기도 합니다.
이 코스의 내림길은 많이 가파릅니다. 특히 정상부쪽은 바위길이라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합니다.
카메라는 오늘도 여기에서 멈추었습니다.
가파른 내림길로 내려오면 '묘각사'의 왼쪽편 --- 좀전의 들머리의 반대쪽 --- 에 당도합니다.(15:30)
두시간 반의 짧은 산행 ... 또하나의 추억을 가슴에 담았습니다.
묘각사 마당의 약수터에서 시원하게 물한모금을 마시고 ... 집으로...
한국시리즈 6차전 --- 삼성과 한화의 야구보러갑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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