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운부능선 한바퀴

자유의 딱따구리 2010. 10. 20. 14:07

 2010년 10월 16일 토요일

집안의 우환을 두고 산행을 간다는게 어쩐지 개운하지 않고 뒷덜미를 잡아 당기는듯 하다.

그러나 어쩌랴 ~ ~  지난주도 굶었는데... 가을은 깊어지고 있는데...

이번 주마저 산길을 밟지 못한다면 연하고질(煙霞痼疾), 천석고황(泉石膏肓)...멀쩡한 내가 생병이 날것같다.

문명의 이기(利器)가 발달한 지금,언제, 어디서나 비상체제는 갖춰져 있으니 그것만 믿고 집을 나선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 아니던가???

그러나 나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않다.

 

1201돌 개산대제가 열리고 있는 은해사를 통과하고 신일지를 지나 시멘트 포장길을 주욱 따라가다보면 계속 운부암으로 가는길이다.

 운부암 가는 시멘트길을 버리고 오른쪽 산자락에 발을 붙였다.

 운부암쪽에서 내려오는 계곡과 너럭바위가 만드는 와폭인데 물이 말라 좀 아쉽다.

 

 초록이 지쳐 단풍이 들었나... 잎을 떨구는 나뭇가지들이 처연해 보인다.

 

 운부암

 운부암 입구 오른쪽으로 지능선에 붙어 본격적인 산길을 간다.

군데군데, 띄엄띄엄이지만 단풍나무는 곱게 물들고 있다.

 

 널브러진 나뭇가지들이 있는 이곳이 은해사쪽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는 갈림길

 

 제법 큼지막한 바위들이 나타나는 여기는 운부봉 꼭대기다.

 조망바위에 서면 청통들녘이 멀리 펼쳐진다.

 은해사골짜기

계곡없이 어찌 능선이 있으며, 저 능선의 엎드림이 없다면  어찌 봉우리의 우뚝함이 있겠는가?

 청통과 멀리는 영천시가지 -- 줌

 건너편 묘적암으로 가는 능선

 운부능선중에서 묘적암으로 가는 갈림길이다.

 본격적인 운부능선에 서면...

 건너편으로 은해봉에서 중암암으로 가는 능선이 보인다.

단풍빛을 살짝 보이는 산들이 유혹의 손짓을 하는듯하다.

아래로 갈수록 푸른빛이 그대로다. 

 만년송이 있을 중암암 뒷봉우리 --- 줌

 등로를 조금 벗어난 곳에서 송이 하나 발견 --- 수줍은듯 마른솔잎을 덮어쓰고 있었다.

송이 하나를 캐내자 미련이 생겨 자꾸 여기저기 돌아보게 된다.하여간 몹쓸 인간의 욕심이란 이런것이다.

'가자,가자' 하면서도 누가 붙잡는것도 아닌데 발길이 멈춰진다. 

 시간이 많지 않은데 송이땜에 시간을 많이 허비해 버렸다.

지금부터는 주능선까지만 갔다오기로 하고 정신없이 산길을 내달린다.

어차피 조망도 없다. 가까운 바위나 야생꽃들만 눈길을 붙잡을뿐...

 

 

 

 

 지능선 갈림길 안부

 제법 가파른 바윗길을 오를땐 숨이 차오르고 쿵쾅쿵쾅거리는 심장이 폭발할듯...

땀은 서늘한 날씨임에도 비오듯 쏟아진다.

 

 

 

 바위를 올라서면 멀리 화산줄기와 신녕면소재지가 보인다.

줌 

 건너편 코끼리바위에서 흘러내리는 거조암능선

 나뭇가지 사이로 코끼리바위가 보이기 시작

 줌

 내가 가야할 주릉 --- 왼쪽이 갈림길이 있는 봉우리고 오른쪽은 삿갓봉이다. 

 왼쪽 신녕봉(993m)과 코끼리바위

 

 

 다시 또 자꾸만 그쪽으로 눈길이 쏟아진다.

뭐던지 아름다운거만 보면 자꾸만 그쪽으로 눈길이 가니 이 놈의 편집증하고선...ㅉㅉ

 

 왼쪽으로 눈길을 돌리면 은해봉과 중암암으로 가는 능선이다.

 멋진 소나무 한그루 있고...

 

 거조암능선 --- 멀리는 화산줄기

 전망바위

걸어온 길 --- 그아래 청통들판이 보인다. 

 줌

은해봉과 방아덤쪽 

 가야할 주능선 봉우리 --- 오른쪽이 삿갓봉이다. 

 

 다시 뒤로--- 내가 올라온 길

 오른쪽 거조암 능선 --- 신녕봉 왼쪽 뒤로 정상부도 조금 보인다.

 줌

 줌

등산로 폐쇄라고 적고 막아놓은 운부능선 갈림길 

 종주길 31번에서 잘 찾으면 운부능선길이다.

 애초 34번 삿갓봉까지 갈려고 했으나 시간때문에 32번 암릉까지 갔다 돌아오기로...

 

암릉아래에 불타는 단풍나무 한그루 있다. 

 

 암릉

 팔공 주능선 멀리 노적봉과 관봉(갓바위 --- 왼쪽), 그리고 오른쪽 인봉능선 아래로 팔공컨트리클럽

 

 암릉에서 본 내가 걸어온 길

 불타는 단풍

 

 

 다시 돌아서 오던길로 내리고...

 좀전의 전망바위 --- 뒤에서

 

 

 

 갈림길 --- 계곡과 계곡을 가르고 있다.

 저 아래 운부암이 보인다.

 운부암 앞쪽으로 내리는 날머리

 아기부처상 ---- 해맑게 웃고 있는 석불

 

 

 

 

 

 

 

 운부암을 지키는 노송들 --- 멋있다.

 은해사까지 시멘트길 3.5Km를 더 걸어가야 하다니...

사진엔 잘 안보이지만 운부선원(雲不禪院) 글씨위에 빨간색으로 '남(南)'이라고 적혀있고,

작은 글씨로 '북마하 남운부(北摩荷 南雲浮) '라고 적어 놓았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최고의 수행처로 북쪽의 금강산 마하연과 남쪽에서는 팔공산의 운부암을 꼽았단다.

 운부암을 나서며... 위에서 본 와폭

보라색 꽃향유 천지다. 

 

 

 시간의 한계때문에 산들의 우아한 춤사위도 제대로 보지 못하고 헐레벌떡 쫒아 내려왔다.

자연에 기대어 풍경의 묘미를 즐기려면 시간이던 마음이던 여유를 가져야 하는건데... 많이 아쉬운 하루다.

빨리 이 시험의 바다를 벗어나 정상생활로 돌아와야 할텐데...

빠른 회복을 빌며...<끝>

'팔공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신원골 한바퀴  (0) 2010.11.16
폭포골  (0) 2010.11.05
오도암 --- 비로봉  (0) 2010.10.06
팔공산 인봉  (0) 2010.10.01
동산계곡(군위)  (0) 2010.09.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