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

운주산

자유의 딱따구리 2008. 7. 21. 11:28

2008년 7월 19일 토요일

태풍'갈매기'가 온다고 매스컴은 단단이 준비하라고 난립니다.

자고 일어나보니 태풍은 커녕 하늘만 조금 흐릴뿐 바람도 고요하니 전반적으로 차분합니다.

근래 기상청의 일기예보는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지...  참으로 얄미울때가 많습니다.

오늘도 남부지방을 시작으로 많은 비가 예상된다니 고민이 많습니다.

믿고 따르자니 비 안오면 산에 못간게 엄청나게 손해본거같고,

믿지않고 내 맘대로 산에갔다 혹여 비라도 쫄딱 맞으면 내가 원망스럽고...

한참을 생각타 무작정 베낭을 챙깁니다. 잠 덜깬 아내의 시선이 고울리가 없습니다.

차를타고 낙동정맥길이 이어지는 이리재까지 갑니다.

 

 역시 '구름이 머무는 산(雲住山), 또는  구름을 기둥처럼 받치고 있는 산(雲柱山)입니다.

수성교회 저 위로 운주산 정상은 구름을 가득 쓰고 있습니다.

 포항시 기계면으로 넘어가는 이리재에 도착합니다.

대구 - 포항간 고속국도가 시원스레 달립니다.

 들머리입니다.

이 길도 낙동정맥의 한 구간이라 많은 표시기들이 달려 있습니다.

 산길에 발을 디뎌 숲으로 파고드니 약간은 껌껌합니다.

새벽녘에 살짝내린 빗물을 머금고 있던 나무잎에서 물방울이 후드득 떨어집니다.

 초반길 --- 가파릅니다.

금방 숨이 거칠어지고 땀이 배어 나옵니다.

 고비를 넘기면 능선길에 접하여 순한 길을 걸어갑니다.

약간의 바위길입니다. 발아래로는 고속국도를 달리는 차소리들만 쌩쌩드릴뿐 짙푸른 숲으로 조망은 없습니다.

날씨도 흐리고... 지금걷고 있는 발아래로는 임고4터널이 뚫어져 있습니다.

 

 숲속이라 비오는걸 몰랐는데 물방울들이 떨어집니다.

얼른 베낭부터 비맞지 않게 둘러쌉니다.

 커다란 덩치의 바위들이 나타나기 시작합니다. 

 금새 산안개가 둘러쳐지고, 시야를 가리지만 운치만은 아주 신비스럽습니다.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오질 않네요.

 

 

 

 위험한 낭떠러지 길입니다. 혼자서 가는 길  조심해야하겠지요.

 뒤돌아서 본 봉우리 --- 가파르게 올랐던 621.4봉입니다.

 여기는 누가 돌탑을 쌓다가 말았네요... 아직 미완성인가??

 낭떠러지 단애를 찍었는데 이 그림도 여~ 엉 아닙니다.

 

 

 등로를 벗어난 곳에 조망터가 있어 다가가봅니다.

역시나 자욱한 운무로 기계면 인비리쪽 조망 --- 하나도 안보입니다.

 월성최씨묘에 왔습니다.

잦은비에 풀들만 가득 덮혀있고 예쁜 야생화들이 고루고루 피어 있습니다.

 

 

 너럭바위를 하나 만납니다. 잠시 쉬어줍니다.

 

 조용한 산길에서 산객 한 분을 만났습니다. 먼저 인사를 건네오며 '낙동정맥 하느냐'고 묻습니다.

아니라고, 그냥 근교산길 따라 왔노라고 하니 자기는 백두대간을 마치고 낙동정맥을 하는데 한티터널에서 여기까지 왔답니다.

경기도 평택에서 어젯밤에 내려와 아화고개에다 차를 세워두고 택시로 한티터널까지 가서 지금 여기까지 왔다네요...

구간이 너무 멀지 않느냐고 물으니 한번 나서면 20만원씩 깨지는데 돈도 그렇고 시간도 그래서 조금은 무리해서 걷는답니다.

대간길과 낙동정맥길을 2년안에 끝낸다는데 참 대단하신 양반인듯.... 잘 다녀 가시라는 인사말을 건네고 돌아서 가는 모습

 길은 참으로 여유가 있습니다.

지난 가을에 떨어진 낙엽들을 산객들이 밟아서 보들보들해졌습니다.

 다시 인비리 갈림길입니다.

 

 

 

 날려간 운무 사이로 살짝 기계쪽 조망이 트입니다.

 766.3봉인 안국사 갈림봉을 만나고...

 

 다시 너럭바위 하나 만납니다(일명 식탁바위)

 

 

 (상)안국사로 가는 갈림길

 

 두꺼비

 몇해전 친구와 오를때 보았던 왕바위의 조망이 무척 가슴에 남아 거기로 가보기로 합니다.

운주산 정상은 왼편에 있습니다.(낙동정맥길을 벗어나 영천땅에 자리해 있음) 돌탑이 쌓여져 있는 797.4봉

 두꺼비 바위

 713.2봉아래로 내리는 안국사 갈림길

가족끼리 안국사까지 차타고 와서 운주산 정상갔다가 요리로 한바퀴 뺑돌면 좋을듯하네요...

 왕바위는 정상등로에서 약 200m정도 벗어난 곳에 있습니다.

 나무가지에 가린 왕바위(전망바위)

 오늘 일기탓입니다. 멀리 기계를 넘어 포항시내가 보여야 하는데...

육안으로는 기북(성법령쪽)으로, 기북에서 상옥으로 넘어가는 길이 보였는데...

 저 ~ 멀리 성법령, 가사령을 지나 침곡산, 한티재까지 꿈틀거리듯 굽이치는 낙동정맥이 여기까지 주 ~ 욱 이어져야 하는데...

 

 왼쪽으로 기룡산과 보현산과 면봉산 베틀봉을 잇는 하늘금이 그어지고 자양댐도 일부 보여야 하는데...

 

 왕바우 건너 이끼가득한 바위

 아쉬움을 뒤로하고 돌아서 다시 내려왔던 길을 쳐올라갑니다.

 

 다시 두꺼비 바위

 797.4 돌탑봉쪽으로 가지 않고 바로 운주산으로 갑니다.

 

 운주산 정상의 헬기장에는 포스코 어느부서의 단체산객들이 진을 쳤다 막 일어섭니다.

다 떠나가기를 기다리지 못하고 급하게 사진 한 장찍고 돌아서려니 어떤이가 부릅니다.

떡 좀 자시라고...  송편을 한 가득 들고서 다 가져 가라는 데 먹을 만큼만 가져가겠다고 조금만 들어 담았습니다.

 

 정상석을 땅에다 세 개나 박아놓았습니다.

 

 

 내림길은 지난번 친구와 내려간 그 길을 버리고 다른 길을 갈까 했는데 나중에 내려오다 보니 또 그 길이었습니다.

 내림길에 보이는 자양면 신방마을 골짜기 --- 저 밖으로 영천댐이 보여야 하는데...

 

 내리면서 본 운주산 정상쪽

 김해김씨묘 --- 앞쪽 잔디가 벗겨진 대머리 묘는 부인인듯한 '유인 경주김씨묘'인데 묘지석이 한쪽에 방치되어 있습니다.

 

 내림길에 보이는 수성리 구만마을과 대구 -- 포항간 고속국도

 자양면 신방리 상신마을

 임고 수성과 자양 신방을 잇는 임도를 따라 수성리 구만마을로 내립니다.

 임도길을 내려오며 다시 올려다본 운주산 정상 --- 역시나 구름을 이고 있습니다.

오늘 날씨는 변화무쌍합니다.
보슬비가 뿌리다 다시 해가 나고 구름들이 몰려다니고...

조망은 기대만큼 볼 수가 없었지만 그나마 뙤약볕이 없어서 다행입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산남의진(山南義陳)을 만들어 활약한 자양출신의 정용기대장이 여기를 근거지로 의병활동을 하여 왜놈들을 물리쳤던곳이고  6.25 한국전쟁기에는 안강. 기계전투가 치열하게 벌어졌던 바로 그 운주산입니다.

담엔 가족들과 안국사쪽에서 한 번 가봐야겠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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