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 11월 18일, 일요일
지난 밤부터 초겨울 바람이 엄청나게 불어댑니다.
기온이 뚝 떨어져 영하를 나타내고 거센 바람이 불어대니 체감온도는 더 떨어져 영하 10도 정도로 느껴집니다.
지난번 실패한 경계산행길을 찾아 다시 나섭니다.
워낙 오지이고 인적이 드문 산길에 경계산행을 하는 사람들외엔 특별한 산객들이 없어 길을 찾기가 어렵습니다.
간간히 짐승들이나 다녔음직한 길들이 보이는데 혹 믿고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잡풀들과 가시넝쿨이 막아섭니다.
알바에 알바를 거듭하다보니 몸도 정신도 금새 지쳐버립니다.
그리하여, 오늘 역코스로 한번 걸어보기로 합니다.
출발은 대창에서 경산 용성으로 넘어가는 고개에서 시작합니다.
고개마루에서 경산쪽으로 조금 내려간 곳에 경계표지판이 섰습니다.
차에서 내려 출발 준비를 합니다.
들머리에는 '밀양박씨 가족묘"가 아담하게 조성돼 있고 아침햇살을 받은 잔디가 금빛으로 물결을 이루고 있습니다.
동쪽방향으로 능선을 따르면 경산시에서 시계산행을 한 흔적들이 간간히 보입니다.
초반 오름길이 좀 가파릅니다.
왼쪽편으로는 멀리 금호읍과 경산시 하양읍의 소재지들이 일부 잡목들 사이로 보입니다.
지난 7월 부상으로 입원후 거의 한 달만에 퇴원하고 아직 시원찮은 몸으로 따라나선 팀장.
책임감 하나로 이 악물고 따라 옵니다.
떨어져 쌓인 낙엽들에다 간밤의 거센 바람에 마지막 남은 잎새들이 몽땅 떨어져 쌓인 길이 오름길 걷기엔 지장을 많이 주네요...ㅠㅠ
아래 경부고속철도 현장과 멀리 하양읍입니다.
대창의 조곡마을을 넘어 채석장도 보입니다.
봉우리 정상에 오니 이장을 한 묘터가 나옵니다.
이장후에 빗돌은 치우지 않았나 봅니다.(아마 밀양 박씨 가족묘지군으로 간듯...)
이 봉우리에서 길을 잘못들어 약 20분 정도 알바를 합니다.
길을 제대로 찾고난 뒤에 돌아본 지나온 봉우리
이 추위에 피어난 꽃들이 가련해 보입니다.
자연을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만 산으로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갑자기 산길에 철조망이 나타납니다.
채약산 줄기가 보이고 산허리가 파헤쳐진 채석장이 흉하게 자리하고 있네요.
부동목장 초지로 들어서는 길입니다.
멀리 구룡산과 경산 용성의 구룡마을이 보입니다.
초지 부근에 햇살이 잘드는 묘지에서 잠시 편안한 휴식을 가집니다.
다시 출발
저 아래 부동목장의 축사가 보입니다. 그 뒤로 가야할 경계능선.
멀리 운문산과 그 오른쪽으로 억산이 보이고...
잠시 목장안의 시멘트 포장길을 따릅니다.
여기는 1972년에 개발된 곳으로 당시 국유지이던것을 개인한테 불하한 것이라네요...
나중에 들었지만, 근래 평당 2만원씩 1억2천에 내놓았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또 막힌길 앞에 섭니다. 살짜기 문을 열고 들어갑니다.
영천시내도 보입니다.
철없는 민들래... 찬바람 앞에 안스러워 보입니다.
찔레꽃 --- 한 쪽에선 열매 맺고, 또 한쪽에서는 꽃을 피우고 있으니 자연의 조화는 어디로 가는지...
걸어온 능선을 뒤돌아 봅니다.
또하나의 문이 나오자 이번에는 그냥 타 넘어 버립니다.
지나온 길과 축사 ... 소들이 제법 많이 들어 있습니다.
축사가 있는 땅은 경산 땅입니다.그리고 주인이 경작하는 밭들은 영천땅...ㅎㅎ
영천땅에 자리한 외딴농가 .. 잠시뒤의 사유림 주인인듯 합니다.
"길없음"
시멘트 포장길을 버리고 다시 산자락으로 발을 붙입니다.
창녕 성씨묘소
표고버섯 재배지의 급수장치
급수장치를 지나자 다시 산길이 치받기 시작합니다. 급경사...
문천지와 대구대학교... 그 뒤로 하양소재지가 보이고 또, 뒤로는 환성산에서 갈라져 내리는 무학산 줄기가 보입니다.
엄청나게 가로막은 가시덤불과 잡풀을 헤치고 봉우리 정상으로 오릅니다.
정상에도 별다른 표시가 없고 조망도 없습니다.(도상 447봉인듯...)
정상에서 약간 내려서니 다시 따스한 햇살이 내리쬐는 묘지를 만납니다.
여기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다시 거친 숲 속으로 출발
산길 좌우에 자작나무들이 가득합니다.군락지인듯...
사냥꾼이 개 두마리를 데리고 보이더니 금방 사라져 버렸네요...
도상 407봉
멀리 어방리가 보이고... 임도를 만나 내립니다.
임도의 한쪽 햇살 받는 곳에 산객(약초캐러 다닌다고 했음) 둘이 점심인지, 참인지를 들고 있습니다.
같이 앉아 우리가 내놓은 과메기에 소주 한 잔씩 나눕니다.
몸이 않좋은 둘은 여기에서 임도따라 내리고 둘이서 다시 산길을 이어갑니다.
영지버섯
운지버섯
또다시 급한 사면을 타고 올라 514.8봉에 도착합니다.
멀리 만불사 대불이 보이고 그 뒤로 관산이 보입니다.
또 진행해야할 길이 분명치 않습니다.
그냥 간벌로 베어져 어지럽게 나뒹구는 나무들을 타넘어며 길을 찾아갑니다.
또다시 산길을 얼마나 헤메였는지 모릅니다. 시경계 등산로 정비의 필요함을 절실하게 느낍니다.
돌다 돌다 어느 계곡으로 내려오니 대창면 용호리가 보입니다.
안도의 한숨을 내뿜으며 큰 길로 나섭니다. 산행끝
다행히 아는 사람을 만나 차를 얻어 탑니다. 그리고 대창면 소재지까지...
통닭집으로 들어가 호프 한잔 하는 동안 차를 회수해 옵니다.
오늘 함께한 모든 분들 수고 많으셨습니다.<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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