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

제 21회 경주벚꽃마라톤대회

자유의 딱따구리 2012. 4. 11. 10:24

2012년 4월 7일 토요일

경주세계문화엑스포 광장에서 열리는 제 21회 경주벚꽃마라톤 대회에 참석.

이번엔 나의 로망이던 풀코스 도전이다.

 

올해들어 한달에 한번씩 마라톤대회에 참석하여 하프코스만 3회 달렸다.

웨이트도 매일 조금씩 했고 하루 5 ~ 10Km정도를 달리려고 많이 노력했지만 늘 이어지는 술자리와 게으름 때문에 계획대비 그다지 많은 양의 연습을 하지못한 상태... 특히나 장거리 훈련은 태부족...

조금 무리가 아닐까하는 걱정도 있지만 나이 더 먹기전, 한 살이라도 젊을때 도전하는게 좋을것 같아서리...

 

기대와 설레임보다는 걱정만 가득안고... 대회장에 7시 좀 넘어 도착해 옷갈아 입고 배번달고, 기록용 칩달고 일행들과 함께 버스를 내리니 바람이 차다.

올해 벌써 몇번째 찾아오는 꽃샘추위가 오늘도 이어지는데, 런닝 하나 걸치고 있으니 오들오들 닭살이 돋는다.컨디션은 대체로 괜찮은 편이다.

벚꽃마라톤대회라는 이름이 무색하게 벚꽃봉우리는 뾰족이 입을 다문채 찬바람에 떨고있다.

 

출발선으로 가니 밝은 얼굴의 수많은 달림이들이 모였다.

 

풀코스 개념도

대회장 모습

출발후 약 500m지점 --- 든든한 페이스메이커들(이종근, 김상명... 둘 다 서브 3주자 들이다)이 있으니 그렇게 두렵지도 않고 걱정도 덜하다.

늘 문제는 조급한 내성격이다. 초반 평소 나의 페이스대로 달리니 이종근 영마회장님은 자꾸만 빠르다고 채근을 한다.연습때도 매번 초반에 헐떡거리다 오버페이스로 이어지곤 했는데...

그래도 억지로 튀어나가고 싶은 마음을 달래며 Km당 5분 페이스를 유지할려고 노력한다.

보문호수를 왼쪽으로 돌아 분황사가 있는 경주시내방향으로 가는 길... 약간의 내리막길... 조금더 속도를 내본다. 회장님은 계속 '빠르다, 빠르다'를 연발한다.5Km를 지나서는 군데군데 풍물패응원단들이 흥을 돋궈주고 지나던 시민들도 환호성을 울리며 응원을 해준다. 첨성대를 지나 오릉쪽으로 좌로 꺽어돈다.어느새 회장님은 쳐저 버리고 명마와 둘이서 달린다.

오릉앞에 구간계측기가 있다. 주자들이 지날때마다 '삐 ~ 삐이 ~"소리가 난다. 오릉으로 돌아 이제 경주 중앙시장쪽으로 가는 길... 계속되는 직선주로가 조금 지겹게도 느껴지는데... 페.메인 명마는 급수대마다 먼저가 물을 집어준다고 바쁘다.그렇게 이어지던 직선주로는 경주여고 정문을 지나 서천쪽으로 좌회전을 하는데..

하프코스 주자들과 만난다. 곧 하프코스의 반환점이 나오고 풀코스 주자들은 계속달려 강건너 동국대 경주캠퍼스가 보이는 곳에서 서천을 따라 강변도로로 우회전 한다. 그 길로 계속해서 현진에버빌 아파트 입구(풀코스 1차반환점)까지...강바람이 제법 세게 불어 달리는데 간간이 좀 힘들다는 느낌이다.(이 바람은 반환점 돌고 올때는 도움이 됨)

곳곳에 교통통제를 하니 교차로에 멈춰선 차안에서도 더러 응원을 해주기도 한다. 교통경찰과 행사 관계자 분들은 아침 일찍부터 고생이 많고...

 

 

 

17Km쯤 갔을때 선두가 경찰차와 기록계측기를 실은 차를 앞세우고 반환점을 돌아 달려오고 있다.

선두주자들은 반환점을 돌았는데도 지친 기색없이 무서운 속도로 달리고 있는 모습이다. 좀 뒤에는 여자 선두도 보인다.

 

 

 

 

그러나 몸은 거짓말을 않는 법 ... 풀코스 1차반환점을 돌아 22Km지점부터 다리가 묵지근하게 느껴진다.계속해서 시외버스터미널 쪽으로 강변도로를 달리다가 다시 중앙시장쪽으로 좌회전하여 달린다.그리고 중앙시장에서는 다시 우회전... 중앙시장에는 장날인지 많은 사람들이 오가며 '화이팅!'을 외쳐준다.

그리고 오릉을 다시돌아 30Km지점 부터는 더이상 달릴수가 없다. 잠시 걸으니 옆에 달리던 페.메는 걷지말고 뛰라고 난리다. 하는수없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다시 달려본다.

분황사를 지나서는 알천교쪽으로 다시 거꾸로 내려가는데 심리적으로도 지쳤다.

또다시 뛰기를 멈추고 천천히 걷는데 빨리 안달린다고 안달이다.

한번 온 통증이 종아리부분과 허벅지 근육에 뭉쳐오는듯한 아픔이 엄습한다.

분명 오버페이스는 아닌듯한데 그러면 원인은 단하나 --- 훈련(연습)부족 밖에 없다.

30Km이상을 제대로 한번도 달려보지도 않고 풀코스를 뛴다고 덤벼들었으니 이거야말로 맨땅에 헤딩아닌가...무모한 도전이라고...

옆에 친구만 없다면 그냥 걷고싶다. 아니 차라리 포기하고 싶은 심정이다.

걸으면 안된다고 자꾸만 뛰란다.저 앞에 32Km표지판이 보인다. 헐 ~ ~ 아직 10Km이상 남았는데...

눈앞이 캄캄하다.포기도 쉽지않다. 채근에 다시 힘을 모아 뛴다.

37.5Km지점 오르막이다. 물한잔 받아 마시고 또 걷는다. 마지막 고비다.

오름의 끝부분에서 또한번 힘을 모아 뛰어본다. 41Km지점에서 뒤에 쳐졌던 친구가 따라와 머리를 툭 친다.

이제 정말 다왔다는 페.메의 말에 없던 힘이 솟아오른다.

그렇게 쭈욱 결승선까지...

세 명이 같이 결승선을 통과했다.

고통의 순간들이 기쁨, 환희로 바뀌는 순간이다.

이 순간의 이 짜릿함, 카타르시스, 절정의 기분을 느끼기위해 그동안의 고통을 이겼고,여기까지 달려왔다.

결승선 앞에서...

기록 3시간 29분 26초

출발 8:02:10

check point 1 8:51:49

                 2  9:12:05

                 3  9:31:32

                 4  10:15:09

                 5  11:20:34

도착 11:31:35

 

함께 달려준 두친구(천리마, 명마)께 진심으로 고마움을 전한다. 사실상 이끌어주고 독려해준 두 사람의 페.메가 없었더라면 중도에 포기했거나 기록이 4시간 이상이었을게 분명하다.

 

사실 3시간 이상을 도로위에서 서있는 것도 힘든일인데 계속해서 달린다는게 여간 힘드는게 아니다.

이제는 행복이다. 나도 해냈다는 성취감... 나도 할 수있다는 자신감...

그러나 연습없는 풀코스 달리기는 무모한것일수도 있다는것...

 

앞으로도 계속 나는 달릴것이다. 나 자신의 건강과 가정의 행복, 나라의 발전(?)을 위하여...

즐달, 안달, 건달, 행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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