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약산(채신동 - 대창)
2006년 12월 17일 일요일
근교산 채약산(採藥山)으로 산행코스로 정합니다.그 옛날 신라시대 이산에서 나는 약초를 캐 왕실에 진상했다고하여 이름붙여진 採藥山 --- 이 산에 자생 한방약초가 많이 있는가 봅니다.
그리고 보면 영천의 대표적 특산물이 한약재인것도 이산의 영향이 크다고 볼 수있겠죠?
지금도 영천의 5일장만되면 영천역앞에서 영동교까지 이어지는 도로 양편으로 약재시장이 서고 도동에 약초단지가 조성된것만 봐도 영천은 대구의 약령시장에 못지않은 '경북최대의 약초시장'임에 틀림없습니다.
오래전부터 벼르고 별렀지만 여차저차한 사소한 이유들로 결국 오늘 --- 그것도 혼자만의 산행길에 나섭니다. 날씨는 아침에 눈이 잠시 쏟아지더니 금방 그쳤습니다. 주말마다 찾아오는 추위소식이 이제 무감각 해지고 느긋한 맘으로 점심까지 챙겨먹고 늦은 시간이지만 산으로 향합니다. 출발 ~~~
채신2공단앞에 차를 세워두고 시멘트포장길을 따라 걸어서 보국사까지 일단 올라갑니다. 시멘트길에는 아침에 내린 눈이 아직 녹질 않아 오르막길에는 미끄럽습니다. 산허리에 눈을 쓴 보국사가 고즈넉히 자리하고 앉았습니다.
보국사 마당에 도착했습니다.인기척없는 산사마당엔 눈이 가득합니다. 중창건한지 별로 않되는 지 단청도 안된 극락보전입니다. 언젠가 읽은 김원일의 소설 '겨울골짜기'에 이 곳 '채약산보국사'가 나온 걸 기억합니다. 조선말 일제강점기때 독립운동을 다룬 이야긴데 주무대는 언양땅 울주와 재약산아래 표충사인듯합니다. 여기저기 절구경을 합니다. 절마당에서 앞으로 트인 조망을 잠시 즐깁니다.
채신 2공단과 앞으로 작산마을을 넘어 멀리 운주산까지 보입니다. 흐린 날씨 탓에 시계는 별로...
산길은 자동차가 보이는 오른쪽으로 열려 있습니다.
절 뒤쪽 커다란 바위틈에 와불을 모셔 놓은 곳입니다.
이제 본격 산길을 접합니다. 가득한 낙엽위로 눈이 살짝 덮혀 조금 미끄럽지만 기분은 날아갈듯합니다.
미끄러 넘어져도 '허허' 혼자만의 웃음이 나옵니다. 이 산길에 혼자서 누구를 원망하겠습니까??? ㅎㅎ
좀 가파른 오름길에는 밧줄까지 배려를 해놓았습니다. 오래된 '산불조심'이라는 리본에 눈에 띄고..
어렵지 않게 지능선의 봉우리에 도착합니다.
지능선의 봉우리입니다. 별로 볼것없이 잡풀과 가시덤불로 가득합니다. 겨울이니 말이지 여름철이면 꽤나 성가실 잡풀들입니다. 잠시 조망을 즐깁니다.
발아래 본촌공단과 경부고속도로 영천 나들목이 보입니다. 좀 멀린작산마을이 보이고 그 넘어로 영천시내 동쪽 아파트군이 보입니다.
멀리는 보현산이 앉았으나 흐릿합니다.
줌으로 살짝 당기면 남부초등학교가 새로생긴 4번국도 교각뒤로 보입니다.
그 넘어로는 영천에서 포항으로 나가는 단포다리가 보이고 신축중인 아파트도 보입니다.
능선길을 이어갑니다. 오른쪽으로 발아래 '약남마을'과 멀리 금호들을 바라보고 왼쪽으로는 '괴연마을'과 멀리는 사룡산,오봉산을 보며 걸어갑니다.
약남마을과 경부고속도로가 보입니다.
줌으로 살짝 당기면 약남마을이 있고 마을 들머리쪽으로 '가야(佳也)미나리'로 유명한 미나리꽝 비닐하우스가 보이네요.
영천시내쪽입니다. 왼쪽으로 유봉산이 보이고 대구로 나가는 오수동다리 아래로 금호강이 형성되어 흘러내립니다.
아까 섰던 봉우리와 멀리 보이는 영천시내
동쪽으로 돌리면 내고향 송포도 뚜렷이 보입니다.
왼쪽으로 보이는 '괴연마을'
금호쪽 --- 경부고속도로가 가로지르고 있고 멀리 황정들이 넓게 펼쳐져있습니다.
후련하게 뚫린 고속도로 오른쪽으로 금호읍 오계리 사근달못도 보이고,
왼쪽으로 돌리면 호남마을도 보입니다. 멀리는 조망이 흐릿합니다.
좌측으로는 구룡산에서 흘러내린 산줄기와 뒤로 사룡산과 오봉산이 보입니다. 괴연마을 골짜기도 보입니다.
정상으로 가는 길에 만나는 산불감시용 무인카메라입니다.
삼각점이 뽑혀져 뒹구는 정상에 도착합니다. 정상석 하나없이 그냥 공터로 이뤄져 있습니다.
여기저기 조망을 좀 할려니 눈발이 흩날리기 시작합니다. 바람도 거센대다 굵지는 않지만 눈이 날리니 조금 불안해집니다. 아이젠도 없는데... 그러나 눈은 오래가지 않았습니다.
눈이 신발을 덮어 털어도 떨어지지 않습니다.
금호쪽이고 멀리는 와촌쪽이 희미하게 보입니다.
팔공산은 보이질 않네요.
뒤돌아본 걸어온 능선길 --- 여기서 갈림길을 만납니다. 왼쪽길을 택하면 괴연마을을 거쳐 구룡산으로 가는 길이고 오른쪽길을 따르면 대창쪽으로 가는 길입니다. 오른쪽길을 따릅니다.
최근에 확장된 경부고속도로위로 차들이 시원하게 내달리고 있습니다. 이제 환성산이 보이고 그 앞으로 하양과 대구대 모습도 눈에 들어옵니다.
왼쪽으로 뾰족한 봉우리는 금박산입니다. 금박산에서 흘러내린 줄기가 대창소재지를 감싸안고 있는듯합니다. 대창면사무소도 보입니다.
약간의 바위길을 지나면, 길은 여름태풍때 넘어진 나무들이 가로질러 누워있어 나무덩걸을 타넘고 때론 밑으로 기면서 이어집니다.
괴연마을과 그너머로 사룡산,오봉산입니다.
진행방향 오른쪽으론 채약산을 오르는 임도가 보이고 대창을 지나 날씨만 깨끗하면 대구시내도 보일듯합니다.
대재마을을 지나 대창면소재지가 보입니다.
하양쪽
소나무가 가득한 눈덮힌 길을 걷는 기분이 괜찮습니다.바람은 능선길에선 좀 세차다고 느껴지나 능선을 비껴나면 견딜만합니다. 산길엔 세찬 바람에 나무들끼리 부닥쳐 삐거덕거리는 소리, 바람소리외엔 특별한게 없습니다.
이제 왼쪽편으로는 발아래 용전마을이 보이고 멀리는 어방마을이 보입니다.
어방마을에는 '경부고속철도'공사 현장사무실이 보이고 임시 레미콘공장도 보입니다.
산길을 넘어져 나자빠진 나무등걸이 가로막고 있습니다.
넘고 기고 --- 무슨 유격훈련하는 듯합니다.
그렇게 진행해 오면 요상한 집을 하나 만납니다. 금호 대곡마을과 대창 오길마을을 잇는 임도가 있고 임도 옆에 무슨 용도로 지은건지는 몰라도 지금은 폐허가 됐습니다.
산길에 흉한 폐가를 만나니 갑자기 겁이 났습니다. 그옛날 상여를 보관하던 시골마을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ㅎㅎㅎ
임도를 따라 내려 갈려다 이왕 나선길이라 임도를 이탈하여 다시 산자락에 발을 붙입니다.
유명산에 그렇게 많은 표시기들이 여기는 하나도 없습니다. 어디가 들머리인지도 모른채 그냥 올라가니 잡목과 가시덩쿨이 길을 막습니다. 작대기로 후려치고, 손으로 막고 발로 밟으며 가다 그것도 안되면 베낭멘 등으로 뒤로 밀어부치며 한발한발 이어갑니다. 가시덩쿨이 자꾸만 내 옷자락을 잡아당기는 듯한 느낌에 마음만 바빠집니다.
속으로 '걸음아 날살려라' 헐레벌떡 올라오다 뒤돌아본 봉우리들
그렇게 능선길에서 길을 찾으니 불쑥 삼각점이 박혀 있습니다.
대창 오길마을로 갈라지는 지점입니다. 길을 찾고는 한시름 놓습니다.
조망을 즐깁니다. 햇살이 쏟아지는 영천시가지가 한눈에 보이네요.
다시 길이 엉망입니다. 힘들게 유격훈련처럼 길을 헤쳐가면 전망좋은 활공장을 만납니다.
여기 이런 패러글라이딩 활공장이 있는줄은 들어보지도 못했는데...
다시 영천 시내 방향에서 조금씩 왼쪽으로 고개를 돌려 보겠습니다.
유봉산을 지나 금호 윤성아파트가 보이고...
너른 황정들과 금호소재지, 그리고 멀리 와촌쪽과 팔공산
하양쪽으로 들어 갑니다. 무학산이 보입니다.
하양시내와 대구대가 보이고 왼편으론 안심과 반야월쪽으로 이어집니다.
대창소재지와 진량공단을 지나 멀리 대구시내쪽 --- 조망이 흐립니다.
금박산에서 흘러내린 줄기들
가야할 봉우리와 그너머 볼록한 금박산 정상
대창면 소재지 --- 면사무소와 뒤로 영창중학교가 보이고 사리동으로 넘어가는 길이 보입니다.
처가가 있었던 대창2리, 신당마을도 손에 잡힐듯 보입니다. 사리못이 길게 누워있습니다.
처갓집가면 낚싯대들고 한번씩 가던 사리못 --- 이제 추억이 돼버렸습니다.
경산을 넘어 대구시내쪽은 흐릿합니다.
왼쪽편으로 용전마을과 '경북대포도마을'공장을 지나 직천마을앞 '불암지'가 보이고 북안으로 넘어가는 낮고개도 보입니다.
뒤로 보이는 건 '사룡산' 입니다.
산능선길을 휘적휘적 걷고 있는데 짐승소리가 들려 바싹 긴장하고 간이 콩알만해져 나가니 사냥꾼을 만납니다. '안녕하세요?'라고 인사를 하는데 말이 안나옵니다. 개를 다섯마리나 몰고 다닙니다.
먼저 말을 걸어 나를 안심시키려는 듯하지만 얼마나 가슴 졸이는지 모릅니다. 겁많은 인간 --- 지은죄가 많아서리...ㅎㅎ
그나마 한동안 같은길을 걸으며 이런저런 얘길 나눕니다.
'어디서 오는 길이냐?' '많이도 왔다' '어디로 내려 갈거냐?"는둥ㅇㅇㅇㅇㅇ
산길에 대한 정보를 주고 받고는 이별을 합니다.
지나온 봉우리들
대창은 이제 손에 잡힐듯 보입니다.
능선길 왼쪽으로는 대창 신광쪽이 눈에 들어옵니다. 저동네도 '경부고속철도'가 지나가는지 공사중입니다.영지사로 올라가는길이 아스라이 보입니다.
조곡마을에도 고속철도가 지나가나 봅니다.
눈앞으로 이제 마지막 봉우리가 보입니다. 멀리로는 금박산이 보이고...
발아래 대창의 석산(채석장)이 자리해 있습니다. 오래도록 산허리를 파헤쳐 이제 그만할때도 됐는데...
석산이 내려다 보이는 봉우리에 올라서니 다시 삼각점이 나타납니다.
마지막 봉우리입니다.
대창초등학교의 자연학습 실습장 같습니다. 이런 깃발들이 여럿 걸렸습니다.
소나무가 빽빽한 산길 --- 가득한 깔비를 사뿐이 밟으며 기분좋게, 제법 가파른 산길을 내려갑니다.
거의 다왔나 봅니다. 호젓한 동네 뒷산같은 산길입니다.
구부러진 소나무에 그네를 매놓았습니다.
대창초등학교가 눈에 들어옵니다.
무명무덤이 있는 산길을 나섭니다.조망을 즐기며 쉬는시간과 사진찍는 시간외에 오늘 한번도 쉬지않고 준비한 간식도, 물 한모금도 마시지 않고 계속해서 내달렸습니다.
대창초등학교 뒷쪽 --- 산길의 날머리이자 들머리가 되는 곳은 이렇게 운치있게 통나무, 외나무 다리로 만들어 놓았습니다.
오늘, 뜻하지 않게 나선 산길이지만 아름다운 조망을 맘껏 즐기고, 눈과 알싸한 겨울바람과 함께한 산행길 --- 뿌듯한 가슴으로 산을 나섭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