夏雪山
누군가는 그랬습니다."팍팍한 삶에 경쾌함을 덧칠하고 싶다면 山으로 가라"고...
이제 내마음의 그리운 풍경으로 자리잡은 山.
지치고 피곤한 일상에서 산길에 만나는 쉼없이 흘러내리는 계곡의 힘있고 맑은 물소리는 내 삶에 생기를 돋게 합니다.
그 여름의 끝 --- 2006년 9월 3일(일) 혼자서 가리라던 계획은 뒤로하고 오랜만에 먼길을, 꼬임에 빠져,다녀왔습니다.
충북 제천의 夏雪山을, 영천의 '제일산악회'의 회원들과 함께...
날씨는 더없이 좋았습니다. 드높아진 하늘과 간간이 떠있는 뭉게구름, 파란하늘, 선듯 불어주는 바람
산길 가는 내내 이어지는 정겨운 소리들.
그러나, 아, 그러나 전날 마신 술은 거의 치명적이었습니다. 낮에 쏟아붓는 태양열은 계절이 변한다고는 해도 아직은 장난이 아닙니다. 갈증으로 마시는 물은 거의 땀이되어 떨어집니다.
자 !!! 출발!!!
버스에서 내리면 작은 다리를 건너 농로를 따라 저수지 둑을 향하여 산행길에 접어듭니다.
멀리 타고온 버스가 보이고 내뒤에도 많은 사람들이 따라오네요...ㅎㅎ 내려쬐는 햇볕이 제법 따갑습니다.
저수지 모습입니다. 선고저수지라고 적혀있습니다. 제법 아담한 시골의 그야말로 '못'입니다.
동네이름이 선고리일테죠??
꽃이름은 모릅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사진이 매번 왜이모양일까요???
사진기술 특별교육을 좀 받아야 할듯...
농로를 지나 양배추,브로콜리가 심어져 있는 밭길을 따라가다 당귀(?)가 심어진 밭을 지나면 산길을 탑니다. 산길은 계곡을 따라 거의7부능선까지 너들지대로 이루어져 있구요.
등로의 왼쪽은 계곡입니다. 늘 그렇지만 호탕하게 흘러내리는 계곡물소리는 위쪽으로 올라 갈수록 라디오 볼륨 줄이듯 작아집니다.
계곡의 소(沼)는 거의 옥빛 으로 너무나 맑습니다. 손이라도 한번 담그기가 가슴아릴 정도로...
옆쪽 사면의 너들지대입니다.
등로는 장마때 실려간 건지 파헤쳐지고 덮히고 거의 길이 아닙니다.
산의 유명세에 따라 찾는이가 다르듯 하설산은 산객이 없습니다. 우리 일행이 아니면 오늘 등산객은 거의 보이질 않습니다. 앞서가는 아저씨 전지가위로 정글 숲을 헤치며 나아갑니다.
산에서 만난 다래열매입니다.
하나 따서 입에 넣으면 참으로 달콤상큼합니다.
지금부터 약간의 부담스런 오르막길을 오릅니다.
버거운 사면을 타고 오르면 능선길 안부를 만납니다.
먼저 오신분들이 쉴만큼 쉬었는지 뒷사람을 배려하여 자리를 뜹니다.
이제 하설산 정상을 향하여 오른쪽 길로 갑니다.
역시 사진이 허접하네요...ㅎㅎ
후배도 열심히 따라오고 있습니다.
코가 닿을듯한 가파른 산길을 500m가량 오르면 마침내 정상이네요.
정상은 허접 그자체입니다. 헬기장인데 정상석도 없이 철로된 명패하나 달려있습니다.
시간을 보니 점심시간입니다.
정상 바로밑에 약간의 터를 잡아 밥을 먹습니다. 어제의 술독이 남아 입안이 까칠하여 아내가 싸준 밥을 반도 먹질 못하고 뚜껑을 닫습니다.물만 먹고...
밥먹고 일어서니 희한하게 생긴 나무가 눈에 띄네요. 연리지(連理枝) 아닌 연리지입니다.
이 산의 매력(?)중에 하나가 오름길이나 내림길에 조망이 없다는 겁니다.
억지로 나무등걸 사이로 한번 내다보지만 별로... 보이는 쪽이 월악산 방향인데 도무지 어디쯤인지 알 수가 없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갔던 코스 그대로 백
내려오는 길은 나홀로 조용히 내려옵니다.
내가 숨고르며 머물던 계곡모습입니다.
하설산이란 이름은 여름에도 눈내리듯 시원하다고 붙여진 이름이라는데 별로 그런거 못느낍니다.
계곡이름은 하실골인데 깊고 아름답습니다. 물도 맑구요.
내려오면서 만난 당귀(?)밭과 뒤돌아 본 하설산의 모습입니다.
하산길 풍경과 길옆 브로콜리밭입니다.
하산길 다시 계곡을 찾아듭니다.
너른 바위와 깨끗한 물이 아름답지 않습니까?
계곡물에서 한참을 놀다가 다시 하산길...
내려온 계곡길을 다시 한번 쳐다봅니다.
내려오며 본 선고저수지 모습
저수지옆 산쪽으로는 수수밭이 넓게 펼쳐져있습니다.제천에 수수밭이 유난히 많아보입니다.여기저기 온통 수수밭이네요.
수수 -- 수수하죠???
멀리 우리가 타고갈 버스가 보입니다.
선고 저수지 못둑입니다. 어쩐 일인지 자꾸 뒤돌아보게 됩니다.미련탓일까요??
길 양쪽 옆으로 농삿일에 바쁜 농부들이 많았습니다.
일요일 --- 고향에 계신 부모님 생각에 잠시 찡합니다.
바쁜 시절일텐데 저 좋아라고 거들어드리지도 못하고 산에만 다닌다고...ㅠㅠ
버스가 주차된 길옆에는 하얗게 꽃핀 메밀밭이 있습니다.코스모스도...
'소금을 뿌려 놓은듯 하얀...' --- 그 정도는 아닌듯.
산행을 마치니 몇사람의 정성으로 맛있는 감자탕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속풀이로 한그릇 뚝딱...
그리고는 귀가길에 접어듭니다.
왠지 오늘 산행이 많이 모자란듯 합니다. 무슨 연유가 있을까요??
그것은 버스가 충주호 유람선 선착장에 왔어야 알았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에 이런 황홀한 풍경에 빠져버립니다. 단양팔경중의 하나 ---'구담봉'
그야말로 '기암괴석'--- 원시의 모습 그대로 입니다. 자연 그대로의 아름다움이 멋진 호수와 여유롭게 떠있는 유람선 --- 한폭의 그림이지 않습니까???
선착장 가는길입니다. 유람선은 못탔습니다.
아쉬운 마음에 자꾸 눈길이 가고 너무 아름다움에 입만 벌어질뿐...
오늘 요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