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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여름에 만난 친구들

자유의 딱따구리 2006. 8. 14. 10:51
어떻게들 이 무더운 여름을 보내셨는지요? 
비피해를 가져다 주었던 비는 좀 나누어서 내렸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연일 찌는 듯한 무더위를 피해 사람들은 바다로, 산으로,  계곡으로  피서를 다녀왔겠지요..
나는 7말 8초의 한여름 피서철에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다녀왔습니다. 
31년의 세월... 
생각해보면 결코 짧지않은 시간입니다...
공부한다고, 일한다고, 먹고 산다고, 아이들 키운다고... 
잊고 살았던 초등학교 친구들... 
우엲히 찾은 초등학교 동기회 카페...
기억에 어렴풋이 남아있는 친구들의 이름들을 보면서 
반갑고...
그립고...
보고싶고...
내 마음은 온통 초등학교 6학년으로 돌아가고 있었습니다...
어릴적 기억이 하나 둘 새삼 떠오르기도 했습니다. 
온실 화초에 물주던 기억.. 
교실 마루바닥에 초칠을 하던 기억... 
책상에 금을 긋고  넘오면 꼬집던 얼굴 기억나지 않는 여학생 짝궁.. 
운동장에서 공차기 하며 함께 뛰놀던 친구들... 
그리고...
며칠 전, 나는 동기회 번개모임에 참석해서 직접 친구들을 만났습니다. 
30년만에 만나는 친구들...
이제 모두 아저씨, 아줌마가 되었지만 마음만은 열세 살의 어린이였습니다. 
아니, 말투도 과거로 되돌아가 있었습니다.
어쩌면 낯설어 어색할 수도 있었건만,  보자마자 손잡고  야, 자 하면서 실낱 같은 기억을 끄집어 내려 했습니다. 
기억이 나지 않아도, 한 반이 아니었더라도 단지 같은 초등학교를 나왔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30년을 계속 만나온 친구처럼 하나도 어색하지 않았습니다... 
함께 어울려 웃고 떠들고 장난치는 우리들은 마흔 네살의 가면을 쓴 초등학생이었습니다. 
가면에 새겨진 세월의 주름살도, 생활에 지친 표정도, 일상의 근심걱정거리도 모두 벗어 버리고  우리들은 순수했던 그 시절로 되돌아가 있었습니다...
파티가 끝나고 그들과 나는 중년의 가면을 쓰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갔습니다. 
다시 또 만날 날을 기약하면서...
다들 각자의 자리에서 또 열심히 살아가겠지요... 
나는 이번 여름에 한꺼번에 많은 친구들을 다시 찾았습니다. 
좋은 일 있으면 함께 기뻐해주고,
슬픈 일 있으면 서로 위로해주고,
힘들 땐 격려를 아끼지 않는 좋은 우정을 나눌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정말 내게는 뜻깊은 여름 여행이었습니다. .. 
출처 : 탁노균의 동화세상 만들기
글쓴이 : 풀잎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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