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

보현산

자유의 딱따구리 2012. 3. 14. 18:03

2012년 3월 11일 일요일

산에대한 내 그리움엔 끝이 없는건가?

어제 천장산 갔다가 모자란 아쉬움에 허기진 산을 채우려 다시 가까운 보현산에 간다.

햇볕의 밀도가 조금씩 바뀌고 봄기운이 감돈다 싶었는데,어제에 이어 막바지 꽃샘추위가 기승이다.

화북면 용소마을까지 가는길은 보현산댐공사로 길이 엉망이고 중장비의 굉음이 어지러운데,군데군데 갑작스런 날씨와 심한 바람에 먼지가 훨훨 날리고 있다.

(노란색 길)

용소리 '보현산휴게소'가 있던 자리입구 --- 보현산휴게소는 건물이 철거되고 나무들 이식작업 진행중에  있었다.아직 철거하지 않은 집 개들이 악을 써고 짖어댄다. 출발 10:10

들머리에서 본 부약산 --- 교각만 서있는 모습에 대략 저기까지 물이 찰거라는 예상이 된다. 결국 내가 차를 주차한 휴게소 터에도 물이 차올라 수몰이 된다는 얘기...

시멘트 포장길이 끝나면 비포장길이 이어지고 거대바위가 나타난다.

거의 90도로 회전하는 길 --- 향우친목 기념식수비가 있는 곳

 

꺾어돈 길에는 '법용사가는길입구'라는 표지석과 차단기가 있다.

길 옆으로 보이는 거대바위

결국엔 다시 만나지만 차로가 아닌 등로를 따른다.

등로에 올라서면 만나는 무명묘지

길은 차로와 만났다 다시 산길로 이어진다. 지름길(등산로)라고 표시한 간판이 보인다.

잡아먹을듯한 세찬바람이 불고 떨어져 뒹굴던 나뭇잎들이 공중으로 비산한다.

제법 걸어 올랐건만 매서운 바람땜에 땀이 나질 않는다.

법용사 입구

2.2Km를 걸었고 정상까지 2.9Km 남았다는 이정표

댐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곳 --- 중장비 소리가 여기까지 들린다.. 

줌으로 당겨보니 그옛날 35번 국도길위에는 레미콘 시설이 세워졌고, 입석 아랫동네는 벌써 공사구간 속에 들어갔다.

법용사 경내

법용사 산령각앞에서 본 보현산줄기와  뒤로 기룡산 (오늘 내가 걸어야 할길을 노란색 점으로 찍어보았다)

산령각과 칠성각

산령각앞에서 본 댐공사현장 --- 한 1년후에 저기는 모두 물로 채워지고 말것이다.

산허리는 잘려 나가고, 그 옛날 다니던 35번 국도상에 보이는 레미콘시설.

법용사 뒤의 체육시설과 거대한 바위의 석이덤

다시 공사 현장쪽으로...

멀리 팔공산쪽으로... 저 장엄한 산줄기들의 행렬이 나를 그리움속으로 몰아넣는다.

옆에서 본 석이덤의 모습

석이덤 난간위에서 보는 기룡산 방향 --- 입석마을과 정각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보인다. 

석이덤에서 보는 보현산 시루봉쪽

줌 --- 시루봉을 정점으로 좌우로 흘러내리는 능선에 잎떨군 나무가지들의 실루엣이 아름답게 느껴진다.

다시 공사현장쪽과 멀리는 영천시내 방향

줌 --- 오른쪽 아래로 지풍기미로 들어가는 길과  파란지붕의 공사현장사무실 건물이 보인다.

입석마을 지풍기미--- 오른쪽으로 입석지도 보이고...

줌 --- 아래 체육시설에 단체산행객들이 쉬고 있다.

정상방향으로...

밋밋한 부약산을 지나면서 차가운 바람은 뽈때기를 칼로 그리는듯 따갑다. 등로 왼쪽으로는 고개조차 돌리기가 어렵지만 그래도 볼건 봐야할 터... 저 아래 법화마을이 잡목 사이로 언듯언듯 보인다.

822봉

822봉에서 본 정상쪽

822봉에서 돌아본 석이덤방향

멀리 팔공산까지...

 

응달쪽에는 아직 잔설이 남아있다.

안내판은 맥없이 떨어져 나뒹굴고...

여기서 한차례 오름짓을 하고나면...

철조망이 있는 시,군 경계길을 만난다. 노귀재까지...

이 길은 또한 가사령에서 갈라진 보현지맥 길이기도 하다.

철조망 주위로는 아직 제법 많은 양의 눈이 남아있다.

철조망에는 장뇌삼 재배지역이라고 들어오면 도둑으로 간주한단다 --- 지랄, 동물들의 이동로를 이렇게 갈라 놓고서는 ...

시루봉이 눈앞이다. 시루봉이야 잘 닦여진 찻길로 오르면 요까지 10분이면 걸어서 올 수있지 않겠나...

시루봉(1124.4)에서 보는 보현산천문대와 그 뒤로 면봉산  12:10

왼쪽부터 보현산 천문대, 면봉산 기상대, 베틀봉, 곰바위산... 그 아래가  죽장면 두마리다.

시루봉에서 보는 내가 걸어온 길

정각리 별빛마을과 위로 기룡산... 그 왼쪽으로 운주산까지...

그리고 내가 가야할 길에는 팔각정자와 그 아래에 산불감시초소가 있다.

산불감시초소 아저씨는 맨발에 운동화를 꺽어 신은 체로 눈위에 서서 내게 '혼자왔능교?'묻는다.

쓸데없는 이야기 몇마디 나누다 '수고하라'는 말 남기고 내가 가는 길을 간다.

눈꽃은 녹다가 다시 얼어 이런 모양으로 나뭇가지 곳곳에 걸려있다.

 

시린 가지끝으로 파란 하늘이 달려있고...

내림길에 보는 면봉산과 베틀봉, 그리고 곰바위산

줌--- 곰바위산 저너머로 포항쪽 낙동정맥길과 내연산쪽이다.

시루봉과 천문대

줌 --- 보현산천문대

건너 갈미봉 아래 절골마을

내려서는 길 --- 여기 어디서 남여 한쌍의 산객이 점심을 먹고 커피를 끓여 마시고 있었다.

추운데 한잔하고 가라길래 얼씨구나 좋다고 종이컵을 받아 마시니 아 ~ 정말 이게 커피맛이구나...

하긴 산에서야 무슨 음식인들 맛이 없으리요마는... 정말 고마웠다. 12:35

 

다시 내림길을 이어가다 왼쪽으로 보면...길길이 깎여진 보현산 줄기

줌 --- 뒤로 베틀봉이다.

기룡산 아래 정각리 별빛마을

줌 --- 모르긴 몰라도 저 비닐하우스 안에는 지금쯤 미나리에 삼겹살 굽는 고기냄새가 진동하고, 술자리가 질펀할 것이다.

길을 잃고 한참을 짐승처럼 헤메다 만난 개간지 --- 용도를 알 수 없으나 길을 찾는데는 도움이 됐다.

개간지에서 올려다본 시루봉 줄기

어떻게 어떻게 길을 찾아 나오니 폐가가 나오고 정각에서 입석으로 넘어가는 고개마루다.

이제 저 가건물(컨테이너)위로 보이는 봉우리(815.6)를 향해 올라야 한다. 자료를 찾아봐도 저 길로 간사람의 기록은 없었다. 무대뽀로 가 볼작정이다.

돌아본 시루봉쪽 --- 사진으로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바람이 불어댄다.

이제껏 산다녀도 몸이 휘청거릴정도의 이런 바람 맞기는 처음이다. 전봇대가 무너지고 전깃줄이 곧 끊어질듯 아슬아슬하니 간이 콩알만 해지는 듯...

산속에 이건 또 뭐람...

오른쪽으로 염소농장(에덴농원:흑염소 자연방목 하는곳)의 철조망을 따라 임도처럼 생긴 길을 따라간다.

임도 끝자락에 이런 철제탱크가 나온다.

이후부터는 길이 없다. 무작정 철조망을 따라 가본다.

어느만큼 올라왔는지 가늠이 안되지만 저 아래 파란지붕의 염소농장 관리사와 내가 올라온 곳의 고개마루 임시건물들이 보인다.

6부능선쯤에서 철조망과 이별을 하고, 또다시 정상을 향해 힘든 발걸음을 옮긴다.

길이 없는데다 경사가 만만챦으니 힘들다.나뭇가지를 잡고 씨름을 하는데,추위에 바람은 얼마나 심하게 불어대는지 등벽에 땀도 나질 않으니... 

천신만고끝에 정상인 815.6m봉에 올랐지만 산정은 꽉막힌 조망에 밋밋한 봉우리일 뿐이다.(정각리 양지마을 방향)

산정에서 억지로 나무가지사이로 보이는 시루봉을 담는다.

2시가 넘은 시각.. 배가 고팠다. 정상아래 억지로 바람 자는곳을 골라 앉았지만 추운건 마챦가지...

젓가락질도 안되지만 뽈때기가 얼었는지 씹는것도 힘들다. 대충 몇 젓가락 떠넣다 말고 그만둔다.

그나마 추위에 식었지만 미지근한 국물이 좀 낫다. 14:20

다시 산길을 이어가는 중 --- 오른쪽으로 보이는 보현산 정상쪽이 위안이다.

시루봉과 천문대쪽

다시 돌아본 815.6봉 --- 진행방향 왼쪽 저 아래로는  간간히 횡계저수지가 보인다.

오른쪽 아래로는 입석마을

줌 --- 전원주택이 아닌지...

거대바위도 보이고...

이 청정산길에 맨발산악회 시그널이 하나 걸렸다. 다른 시그널은 하나도 찾지 못했음.

낮은 봉우리의 정수리에 서 보지만 조망은 없다.

오른쪽으로 보이는 시루봉

내림길에 처음 만나는 경주김씨묘

묘지옆에 오래된 술병

이제 나무가지 사이로 부약산 방향으로 조금씩 보인다.

줌 --- 석이덤과 그아래 법용사

마지막 한 봉우리가 남았다.

봉우리에 작은 돌탑이 몇 개있다. 

이제 왼쪽으로는 공사 현장이 보이고 중장비의 굉음도 들리기 시작한다.

다시 부약산 방향

내림길엔 너덜지대가 많다.

 

비닐끈 매여진 나무들을 따라 내리다가... 

마을에서 사용할것같은 안테나도 만나고...

사태지역도 있고...

묘지 저아래로 마을이 가까워진다.

진주강씨 묘지

날머리 앞쪽으로 현장사무실 건물이 보인다.

달성배씨묘에는 이장안내 표지판이 삐딱하게 서있다.

절개지를 피해 이 묘지로 이어진 농로를 따라 내린다.

농로따라 내리면서 돌아보니 왼쪽이 석이덤이고, 가까이는 달성배씨 묘지다.

줌 --- 석이덤 거대바위 아래로 법용사가 조금 보인다.

내려와서 다시본 마지막 봉우리

공사현장길을 걸어며 올려다본 보현산 15:20

5시간 10분 걸렸다.

 

보현산은 팔공산을 제외한 경북의 맏형인 산이다.

그러나 천문대를 만들면서 동남쪽으로 길을 내면서 파헤치고 여름 홍수때 무너지고 하는 바람에 거의 누더기가 되었던 산이다. 근래 복원한다고는 했지만 이미 많은 산꾼들의 관심에서 조금 멀어져 있지않나 하는 느낌이 드는것도 사실.

그렇지만 오늘 오른 코스를 따라 다시 잘 정비를 해본다면 원점회귀도 가능하니 괜챦을 성싶다.

담에 기회되면 558봉을 거치는 능선을따라 옥계마을쪽으로도 한번 걸어봐야겠다.

 

산길이야 다 좋지만 혼자 걷는 청정산길이 더없이 좋았던 산행이었다. 추위와 바람빼고는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