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교산

자도봉어(紫道鳳魚)

자유의 딱따구리 2011. 3. 10. 15:50

2011년 3월 5일 토요일

지난주말 비가 내린후 꽃샘추위가 찾아와 잠시 우리몸을 웅크리게 한다.

차가운 바람끝이야 겨울 위세를 뽐내고, 제 몫을 하려 들지만 봄은 어느새 우리곁에 와있고, 천지간 봄기운,봄의 속삭임이 가득하다. 대지의 중심에서 뻗쳐오르는 땅의 기운을 어찌 막을쏜가?

함께 열심히 산다니자던 친구는 시골에 일하러 간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내왔다.

할수없지, 오늘도 혼자야 ~ ~  그리하여 그동안 숙제로 미뤄뒀던 '자도봉어"를 하러간다.

자도봉어(紫道鳳魚) --- 옥산저수지를 둘러싼 자옥산, 도덕산, 봉좌산, 어래산을 이름이다.

약 17Km정도 되는 산길이다. 근래 오랜만의 장거리 산행인 셈이다.

 

산장식당 옆 주차장에 차를세워두고...(08:52)

앉았다, 섰다 무릎 몇번 굽히고 산길에 오른다.

몇걸음 옮겼을 뿐인데 산길에 옥수수 낱알이 보인다. 왠건가 하여 보니 눈내린 날에 산짐승들 굶는다고 사람들이 뿌려놓은 것인가 보다.

 

산길에 드니 바람끝이 제법 뾰족하다. 그래봐야 그 끝에도 봄햇살이 반짝거리고 있다.

쉼없이 올라 너럭바위까지 단숨에 올랐다.

전에 매어있던 밧줄은 사라지고... 하긴, 여긴 눈이 많을 때가 아니라면 밧줄따위 필요없을듯...

너럭바위에서 보는 어래산

가운데 옥산지를 두고 한바퀴 돌아야할 길 --- 어래산쪽 길이다.

안강들녘쪽

오른쪽엔 가야할 도덕산

또다른 바위에서 본 안강시가지쪽

발아래 대흥사와 골프장

 

자옥산 정상(09:35)

월성최씨 묘가 있는곳에서 바라본 가야할 도덕산

영천 고경 오룡리 오배마을로 갈라지는 안부

 

도덕산으로 오르는 길이 제법 가파르다. 땀이 살짝 나기 시작하지만 왼편에서 불어오는 바람끝이 다소 차갑다.

왼쪽으로 보이는 삼성산

바위지대가 나타나고...

돌아보면 자옥산은 어느새 저만치 멀어져 있다.

'달고 나온 사람들" --- 잼있다.

내친구중에도 달고나온 애가 있다. 하긴 부고 나온 애도, 대고 나온애도 있으니...

다시 삼성산

아래 오룡마을과 성산저수지, 그리고 삼성산

오배마을 줌

오룡마을 누에체험장이 보인다.

길다란 누에모형 --- 줌

미룡마을과 천장산 줄기

바위전망대가 많다.

전망대에 올라 돌아본 자옥산, 그리고 성산저수지와 삼성산

멀리 시티재에서 안강으로 내려가는 높은 다리도 보이는데 사진에는 안나온다.

그 뒤가 낙동정맥이 이어지는 영천호국원 뒷산이다.

오룡고개가 코앞인듯 가까워 보인다.

 

돌아본 자옥산

 

전에 없던 큰 정상석이 새로섰다.(10:20)

 

도덕산에서 본 어래산줄기

가야할 봉좌산쪽

아래 옥산서원과 독락당이 있는 옥산마을

도덕산 정상의 삼각점은 정상석이 있는곳에서 조금 더 진행해야 만날수 있다.

천장산아래 오룡고개로 가는 낙동정맥길이 보인다.

그렇게 반대하던 어래산 송전철탑들도 위풍당당 서있다.

추위가 가시지 않은 응달쪽에는 아직 잔설과 얼음이 부비트랩처럼 웅크리고 있고...

너른 반석지대를 만난다.

오룡고개로 가는 낙동정맥 갈림길이다. 낙동정맥을 한 산꾼들의 수많은 시그널이 걸려있다.

 

좀 더 진행하면 곧바로 천장산 갈림길 --- 오른쪽으로 간다.

이제 정면으로 운주산과 임고 수성마을이 보인다.

 

 

멀리 기룡산과 보현산 천문대가 보이고...

돌아본 지나온 길

천장산에서 옥산저수지, 채석장쪽으로 가는 임도를 만난다.

아래 임고 수성마을을 지나 멀리 기룡산과 보현산이 눈에 들어온다.

멀리 왼쪽부터 기룡산, 보현산, 면봉산 --- 가까운 산자락은 운주산

임도옆에 쉼터가 있다.(10:57)

 

임도를 벗어나 다시 산길에 발을 붙이고...

오래된 국제신문 시그널을 만나면... 

길은 봉우리쪽으로 가지않고 사면을 타고 돈다.

도상 589봉으로 갈라지는 갈림길에서...

 

청정산중에다 이런 구조물을 왜 세웠을까?

이 구조물을 세우느라 수많은 나무들을 베어내고 구조물운반용 임시도로를 만들어 길을 내면서 산은 만신창이가 되어있다.

 

 

진행방향 왼쪽으로 보이는 임고수성마을과 대구포항간 고속국도

줌 --- 저수지 옆으로 난 길은 이리재로 넘어가는 921번 지방도다.

도상 615봉을 우회하는 갈림길(615봉은 포항시와 경주시, 영천시를 가르는 경계다)

다시 615봉에서 내려오는 길과 만나고...

 

봉좌산 정상직전 바위전망대에서 보는 봉좌산 정상

건너 운주산

발아래 주황색지붕의 기도원과 대구포항고속국도, 그리고 기계들녘

멀리는 비학산, 괘령산, 내연산이 있는 곳이다.

봉좌산 직전(11:50)

봉좌산 정상에 서면.... 360도 정말 멋진 풍광이 펼쳐진다.

운주산 방향으로...

기계들녘 방향

기계면소재지 방향

민내마을과 어래산 방향

멀리 왼쪽 자옥산 그리고 도덕산

천장산 방향

다시 기계들녘

봉좌산을 내려서며 본 민내마을과 어래산

줌으로 당겨본 도덕산

내려서며 바라본 봉좌산 정상쪽

봉좌산과 운주산

기계들녘

 

험한 산길만 있는 것은 아니다.

관음사로 갈라지기 직전 창녕조씨 묘지아래에서 점심식사(12:20)

민내마을(옥산)로 갈라지는 안부 갈림길(13:15)

 

기계쪽

돌아본 봉좌산

민내마을 --- 멀리는 도덕산

 

아래 학야마을과 단구리쪽으로 가는 어래산 줄기

 

짧지만 멋진 조망을 선사하는 암릉지대를 만난다.(도상 조망바위로 표시)

암릉에서 돌아본 봉좌산

여강이씨 묘를 만나고,

 

학야로 가는 임도를 만난다.(14:00)

 

임도옆의 허연 길로 올라간다. 송전탑을 세우느라 임시도로로 쓰던 곳에 군데군데 나무를 심어 놓았는데 발육상태가 시원챦다. 

 

 

 

 

묘지터에서 바라본 어래산 정상

도상 380의 안부다. J3클럽의 시그널이 외롭게 걸려있다.

여기서부터 마지막 급경사 고비가 시작된다.

너덜같은 바위지대도 나타나고...

 

 

오름길이 힘들어 쉬면서 돌아본 내가 걸어온 길

밧줄이 걸려있는데도 있고...

저 바위 틈새로 길이 있다.

 

"산길을 걸으며 행복을 나누는 부부"라고 적어 놓았다.

나도 그랬으면 좋겠네...그랬으면 좋겠네...

뒷면에는 하트에 'I love you'까지...

오름길이 너무 힘들어 베낭벗고 한참을 퍼질러 앉아 쉬었다.

능선마루는 코앞인데도...

한참을 쉬고 일어서니 금방 어래산을 종주하는 단구리로 가는 갈림길이 나타난다.

사실상의 고생은 끝이다. 이제 능선길과 내림길만 남았다.

헬기장(570)도 지나고...

 

어래산 정상이다.(14:20)

어래산에서 내려다 보는 안강읍내

 

 

하곡저수지(딱실못)와 무릉산, 금곡산쪽

자옥산과 도덕산 --- 그 중간이 삼성산

옥산지와 도덕산에서 봉좌산으로 가는 길 --- 그 뒤는 천장산과 운주산

민내마을과 봉좌산 --- 그뒤는 운주산과 낙동정맥길

봉좌산에서 오른쪽으로 주욱 내가 걸어온 길

저 끝에 관음사

자옥산과 도덕산 --- 그사이는 삼성산

 

날머리 저 아래로 옥산서원이 보인다.

날머리에서 보는 자옥산과 도덕산

역락문

 

그 옛날 회재선생님이 유하셨던 세심대에 어린아이들이 봄마중을 하고 있다.

옥같이 맑은 물이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흘러내리고...

 

아슬아슬하던 외나무다리가 이렇게 튼튼하게 바꼈다.

지도상에 있는 식당들을 몽땅 올려본다.

원점으로 돌아왔다(14:32) --- 다섯시간 사십분, 참 부지런히 돌았다.

 

새로운 것들에 대한 설렘과 기대의 시간으로 가득한게 봄이다.

점점 힘이 붙는 햇볕과 늘어나는 낮시간이 생명들의 신진대사를 북돋우고, 자유에 '피'의 냄새가 배어있듯

봄바람 속에는 한겨울 맹추위와 풍상을 이긴 '인고'의 냄새가 진하게 묻어난다.

조병화 시인의 시처럼 봄에는 '봄처럼 부지런해'야 할텐데...

새싹은 보이지 않아도 걸으며 느끼는 바람끝이 다르고 발로 전해지는 감촉이 다르니 대지를 박차고 나오려는 뭇생명들의 부지런한 꿈틀거림이 전해지는 듯하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