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서봉, 장군바위)
2010년 1월 27일 토요일
분기에 한번씩 하는 시골친구들과의 모임이 있는 날이다.
지난 여름 더위에 항복하고 산대신 물가로 갔던 아픈 기억을 떠올리며 오늘은 팔공산을 가기로 한다.
주말에 추워진다더니 과연 춥기는 춥다, 바람이 거칠게 불어대니 마 ~ 이 쌀쌀하다.
약속장소인 탑골에서 만났지만 곧바로 산으로 오르기엔 버거운지 다들 케이블카를 타잔다.
할 수없지... 다수결이니...
스카이라인 매표소 아래 식당에서 점심식사 해결하고 산으로...
뒤로 노란 인공암벽장이 보인다.
내 맘하고 비슷하다.
거친 숨소리가 들린다. 詩처럼 팔공산 심장의 맥박을 같이 호흡한다.
요까지는 지난번 아내와 오를때랑 같다. 동봉과 서봉의 갈림길이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댄다. 친구부부는 컨디션이 좋지않다며 여기서 하산했다.
울산친구와 둘이 서봉으로 간다.
비로봉 아래의 거대바위
이쯤에서 진눈깨비가 하나씩 떨어지기 시작했다. 첫눈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기 시작했는데...
서봉가는 길에 뒤돌아본 동봉 -- 멀리는 환성산이다.
눈은 사진을 찍을 정도로는 내리질 않았다.
가야할 서봉
줌 --- 올라야할 계단길이 보인다.
케이블카 종점이 보이고...
오도재
돌아서서 비로봉쪽으로 한번 쳐다보고...
나뭇잎들이 메우던 꽉찬 숲의 공간은 잎떨군 가지가 휴식을 가지며 여백으로 남아있다.
휴식하는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청운대
비로봉과 동봉
오른쪽부터 군부대, 청운대, 그리고 아래 오도암 --- 너른 조망이 좋다.
줌으로 당겨본 오도암
동봉과 관봉쪽
출발지 쪽
서봉 도착직전의 헬기장
삼성봉(서봉) --- 방향에 따라 빛이 없으니 시커멓다.
서봉에서 본 비로봉쪽
서봉에서 갓바위쪽으로...
한티재로 가는 팔공산 주능선 --- 너른 산줄기들이 산객의 마음을 편안케 해준다.
하얗게 보이는 한티휴게소 -- 사진이 흐리다.
서봉에서 내려다본 장군바위 능선
온통 바위 천지다.
뒤돌아본 서봉
건너 주능선
사람과 바위와 소나무... 다 믿음직하고 늠름하며 씩씩해 보인다.
장군바위로 가는 길
오른쪽으로 보면 파계봉으로 가는 주능선 길이다.
뒤돌아본 서봉과 내려온 길
가야할 길
돌아본 서봉
장군바위가 보이기 시작한다.
아무리 봐도 멋있다.
장군바위 아래로 왼쪽으로는 수태못이 보이고 오른쪽 끝으로 부인사가 보인다.
뒤돌아 본 바위길
점점 가까워지는 장군바위
저기 걸린 밧줄을 한번 타야하는건데...
아랫쪽에서 올려다본 장군바위
결국 장군바위에 걸린 밧줄을 타지 못하고 우회하고 말았다.
우회해서 다시 올라본 장군바위
아래로는 천길 낭떠러지이고, 그아래로 주추방골의 느리청석이 보인다.
장군바위를 내려서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수태골 골짜기는 금방 어두워진다.
수태골을 나서며...
비를 제법 맞았다. 오랜만에 내리는 단비라 차가운 줄도 모르고 터덜터덜 걸어 내려오니 친구부부가 차가지고 기다리고 있다.
산길 걸으며 본 친구의 뒷모습 --- 나에게 친구란 무엇이며, 또한 친구는 나에게 무엇인가?
각박한 세상살이에 마음뿐인 친구로 남은 내가 답답하고 원망스럽다.
물질로도, 정신으로도 채워줄 수있는 친구여야 하는데...
저녁을 함께하면서도, 잠을 같이 자면서도 생각했다.
식사를 함께하는거 --- 그것은 영혼을 나누는것과 같다고 하던데...
아무튼 우리는 이날밤도 고주망태가 되었다.
늦은 가을이 겨울속으로 자꾸만 숨어들어 가는것같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