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깔산
2010년 11월 6일 토요일
오늘도 나에게 허락된 시간이 많지 않다.
가까운 곳에 다녀올까하여 나섰지만 짙은 안개가 가로 막는다.
가시거리가 100여m도 안될정도로 가로 막는 안개는 영천호가 가까워질수록 더욱 더 짙어진다.
뒤에 알았지만 전국 곳곳에 이런 뿌연 하늘이 뒤덮여 항공기와 선박의 결항이 속출했단다.
'밤사이 진주해 온 적군들처럼 삥 둘러 싸고...
산들은 안개에 의해 보이지 않는 먼 곳으로 유배당해 버린거 같고...
안개는 마치 이승에 한이 있어서 매일밤 찾아오는 여귀(女鬼)가 뿜어 내 놓은 입김과 같다"
김승옥"무진기행"중에서 ---
폐교된 자양초등 입구는 올해도 고운 단풍들로 단장되어 있다.
불타는 단풍 --- 119에 신고라도 해야되나 ~~~~~~~
들머리에 있는 소나무숲 --- 운치있는 노송들이다.
들머리
옛정취가 물씬 풍기는 고택들을 지나....
처음엔 임도같은 너른길이다.
'사의당'앞에서 올려다본 꼬깔산 줄기
처음 만난 묘지에서 출발지인 자양면소재지를 향하여 찍었는데 안개탓인지 아무것도 안보인다.
묘지이후로는 전형적인 산길이다.
조금씩 길이 가팔라지고, 고도가 높아지자 서서히 바위군들이 나타난다.
바위전망대도 있지만 조망은 '꽝'이다.
내림길까지 영천호수의 물한번 못보고 내리는거 아닌지 걱정스럽다.
전망바위
위의 전망바위에서 본 영천호 (사진을 찍을때는 햇빛과 안개로 렌즈에 아무것도 안보였는데 사진은 그런대로 괜챦다. 왼쪽 아래 비닐하우스 앞쪽이 보현초등학교다.)
건너편 용화리에서 올라오는 낙대봉쪽은 흐리다.
뿌연 영천호 조망
또다른 전망바위 --- 우회해서 올라간다.
꼬깔산 올라갔다 내려야할 지능선
생강나무 이파리들도 노오랗게 익었다.
잎을 따 비벼서 냄새를 맡아보면 생강냄새가 난다.
용화리에서 올라오는 길과 만나고...
저 위로 꼬깔산 정상이 보인다.
건너편 내림길이 될 지능선
꼬깔산 정상 --- 줌
낙대봉 --- 여전히 흐리다.
줌
이후 길은 유순하다.떨어진 낙엽들을 사그락,사그락 밟으며 가는 걸음이 가볍다.
신선암 갈림길
신선암 갈림길 이정표에서 몇발짝 올라서면 만나는 헬기장
헬기장이후 바로 꼬깔산으로 오르지 않고 허리로 우회하여 올랐다.
용화 갈림길이다. 신선암 반대방향이 '기룡산' 가는길이다.
꼬깔산정상부
아산정을 향하여 내려오는길엔 한동안 특별한 조망이 없다.
어느 못된 산객이 그랬는지는 몰라도 과일을 쳐드시고 포장지만 이렇게 나무에 매달아 놓았다.
다시 바위 전망대
용산리쪽 --- 반지골에서 내려오는 줄기
줌 --- 용산리 외딴마을
가을은 어느덧 계곡을 타고 마을 아래까지 내려 앉았다.
건너 오름길의 전망바위가 있는 줄기
줌
내림길에 본 영천호수 --- 여전히 안개는 걷히지 않고 시야를 가로 막는다.
한치 앞도 예측할 수없는 내인생길같이 오늘 왠지 갑갑하다.
대저 안개란 새벽이나 아침에 짙게 나타났다 해가 떠오르고 기온이 오르면 조금씩 걷히는게 보통인데 오늘은 해가 중천에 떠오를 때인데도 이모양이다. 혹 공해로 인한건 아닌지 모르겠다.
줌 --- 자양초등쪽
갈림길 --- 아산정과 자양초등쪽의 갈림길이다.
아산정쪽으로 날머리로 정하고...
돌아본 오름길의 산줄기
낮은 소나무들이 널려있고 솔갈비가 카펫처럼 깔린 산길이다.
용담
벽진이씨 묘지에서 영천댐쪽으로...
계단 저 아래로 아산정앞의 연못이 보인다.
아산정사 입구에서 쳐다본 꼬깔산
날머리
자양초등 입구에서 단풍빛이 고와서 다시 한방
한 줄기 바람이 불어오니 나뭇잎들이 후드득 떨어지고 단풍비를 만든다.
5Km남짓 --- 2시간 20여분의 짧은 산길이었다.
내 삶의 노트에 2010년 가을빛 고운 추억으로 한 켜를 쌓아놓는 셈이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