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봉산
2010년 8월 6일
계속 이어지는 여름 일기예보 --- 폭염특보다.
후텁지근하고 불쾌지수 높아 짜증스런날, 그래도 산위에는 시원한 산바람이 있으니 그런걸 기대하며 오늘도 산으로 간다.
보현산 천문대길을 따라 오르며 쳐다본 보현산 정상부는 먹구름으로 가려있다.
면봉산을 가기 위해서는 대부분 포항 죽장면 두마리로 들어가 오르는게 일반적인데 내 사는 곳에서 거기까지 갈려면 차로 1시간정도 더 시간이 필요함으로 가까운 곳에 들머리로 정하여 한바퀴 돌아볼 셈이다.
뒤돌아 화북면 정각리 절골마을이 골짝에 있고, 멀리 기룡산도 구름을 쓰고 있는데...
출발지인 임도 한쪽에 주차를하고 뒤돌아 본 풍경 (10:10)
오늘의 들머리 --- 두마마을로 가는 임도갈림길. 한 800고지쯤 올라온 셈이다.
여기서 위쪽의 길로 간다. 아랫쪽 길을 따르면 팔각정자가 있는 곳으로의 임도다.
노란색 선
임도 왼쪽으로 매달린 시그널을 따라 들어서면 바로 만나는 무명 묘지
오늘 원추리와 비비추는 원없이 볼 수있다.
돌이 깨져 널브러진 길을 건너오르면 ...
보현산 천문대로 오르는 찻길 바로 옆으로 산길을 걷게된다.
큼지막한 돌들이 나타나고...
임도로 올라서게된다. (10:27)
지금 걷는 길은 포항과 영천의 경계길인 셈인데 이 임도는 경계를 넘지는 않는다.
임도를 벗어나며 돌아보면 잔뜩 덮힌 구름 아래로 햇살들은 두마마을이 보인다.
건너편 가야할 면봉산이 가깝게 느껴지지만 구름때문에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
산길에 발을 디디며 돌아 본 두마리 --- 왼쪽으로 보이는 산으로 갔다가 두마마을을 거쳐 오른쪽 산길로 돌아올 예정이다.
여전히 구름 쓴 면봉산
두마마을도 구름에 쌓이기 시작하더니..
마지막 임도
시커멓던 하늘에서 비가 쏟아지기 시작 --- 베낭레인커버를 씌우고 비를 맞으며 간다.
나무와 풀섶에 맺힌 비로 바지와 신발쪽은 금방 흥건이 젖어버린다.
경계점을 기준으로 포항쪽으로는 벌채가 되어있다. 길을 찾기는 쉬우나 베어놓은 나뭇가지들을 타고 넘으며 비가와서 미끄러운 길을 걷기는 쉽지가 않다.
포항과 영천과 청송군의 3개시, 군경계에 이르고... (10:45)
지금부터는 포항과 청송군의 경계길을 걷는다.
보현산에서 밤티재로 내리는 길은 꽤나 가파르다. 거기다 비가 살짝 내려 놓으니 미끄럽기도 하여 비젖은 나뭇가지를 잡았다 놓을때마다 주르륵 빗물이 떨어진다. 시원하긴 하다.
잡초들로 우거진 밤티재 --- 임도로 가는 갈림길이 있다.(11:00)
힘들게 895봉으로 올라보면 면봉산으로 가는 임도가 벌겋게 보이고, 그 뒤로는 933번 지방도가 달리는 청송의 수락리와 성재리쪽이다.
돌아보면 이제 보현산이 구름을 쓰고 있다.
면봉산으로 오르며 보는 오른쪽 보현산과 멀리 기룡산
전망바위들이 하나, 둘 나타나고...
바우들 위로 올라보지만 조망은 별로다. 기룡산쪽
작은보현산과 수석봉쪽
저 아래로 두마마을 깊숙한 곳이 보인다.
정상아래에 놓인 정상석 --- 포항에서 세운건데 왜 여기다 세웠는지 이해가 안된다.
정상부가 밋밋하고 민둥산 형태를 띠어 포항사람들은 '민봉산'이라고도 부른단다.
정상석 뒷면의 설명대로 여러종류의 야생화 전시장 같다.
줌으로 당겨본 보현산과 정각리 별빛마을(절골)
포항에서 세운 정상석이 있는 곳에서 2 ~ 3분 더 오르면 진정한 면봉산 정상이다.(11:45)
청송군에서 세운 정상석 --- 대부분의 지도가 면봉산을 1113m로 기록하고 있는데 여기는...
정상에는 바람이 정말로 시원하다.
기상관측소 --- 저 위에 축구공같은 구조물은 무슨뜻일까?
보현산에 오르면 늘 이 쪽으로 한번씩 보게되지만 이 건물을 짓기위해 산허리는 파헤쳐져 벌겋게 뱀 기어가는 형상을 하고있다. 흉한 임도를 보는게 차마 안쓰럽다. 자연과 문명사이의 갈등이 여기서도 이어지고...
구불구불한 임도에서 청송쪽으로 함 쳐다보고...
보현산 정상부는 아직도...
면봉산을 내려선다...
헬기장이 있는 1074m봉
이정표 뒤로 베틀봉이 보인다.
줌으로
베틀봉과 곰바위산, 그리고 두마마을
줌 --- 오른쪽에 대태고개로 가는 길도 보인다.
베틀봉에서 꼭두방재로 이어지는 능선 (포항시와 청송군의 경계다)
이후로는 걷는 길이 참으로 편하다.
첫번째 샘터 --- 한번 가보니...
이렇다.
다시 순한길을 이어면...
폐헬기장과
삼각점이 박힌 847봉 --- 어디서는 여기를 문봉산(文峰山)이라고 불렀다는데...
다시 길을 걸으면 두번째 샘터 --- 안갔다.
돌탑이 쌓인 곳을 지나고...
묘하게 길을 중심으로 왼쪽은 청송땅, 잣나무숲이고, 오른쪽은 포항땅, 참나무들이다.
그렇게 내려오면 소나무 아래로 곰내재(571m)를 만난다.
저 뒤로 넘어가면 청송군 현서면 월매리다.
베틀봉을 향하여 올라 가는 길
가을낙엽들이 쌓여 길이 폭신하다.
능선에서 만나는 삼거리 --- 곰바위산으로 가는 갈림길(12:52)
베틀봉오르기 전에 멋진 전망바위를 만나고...
앞에 잘록한데가 대태고개이고, 그뒤가 기룡산에서 꼬깔산능선이다.
왼쪽 곰바위산 오른쪽 수석봉
대태고개로 올라 가는 길
베틀봉
베틀봉에서 뒤로 보이는 베틀바위 --- 죽장면 봉계리에서 보면 베틀같이 보인단다.
건너편 헬기장봉에서 성재봉으로 가는 능선
베틀봉아래 바위에서 점심을 먹을려고 뚜껑을 열고 몇숟갈 떠먹는데 또 소나기가 쏟아진다. (13:15)
참, 여름날씨 변덕이 미친년 널뛰기다.
하는 수없이 비 젖는 밥뚜껑을 급하게 닫아 베낭안에 넣고 도망치듯 곰내재를 향하여 달렸다.
구멍바위
곰내재로 내려오니 어느새 비는 뚝 그치고 불볕이 쏟아진다.
곰내재에서 두마마을로 내려가는 길은 시멘트 포장길과 비포장길이 반복된다.
땡볕 내리쬐는 임도를 걷는게 마 ~ 이 힘들다.
임도를 내려오다 그늘이 있길래 다시 점심자리를 폈다.
반찬은 없지만 아내가 해준 시원한 오이.미역냉국이 제맛이다.
내리쬐는 땡볕에 사과가 한창 익고 있다.
두마마을 --- 하늘아래 첫동네, 별 만지는 마을 이란다. '두메'가 '두마'가 되었다는 말도 있다.
옛날에는 정말 오지였을 마을, 근래는 오가피와 봄 산나물(곰취, 취나물등)로 제법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모양이다. 마을길을 걸으며 보니 사과밭과 더덕도 많이 보인다.
두마초등 폐교된 자리에 산촌체험마을 숙소와 농산물 판매장이 있다.
뒤로 보이는 산이 곰바위산이다.
장독이 많이 보이는데 된장이나 고추장도 파는가 보다.
대태고개를 향해 가는 길에 보이는 상여집과 그 뒤로 면봉산, 왼쪽 보현산
마을의 아저씨는 저 안에 아직 상여가 들어있고 지금도 원하면 장례때 사용한단다.
어릴때 저런거 보면 엄청 쫄았는데... 특히 밤길에는...
두마다리위에서 본 곰바위산 --- 겨울날에 무학사 기점으로 한번 올라봐야지...
대태고개(竹峴) --- 저 길로 계속가면 자양면 보현리이고 왼쪽은 수석봉 가는 길,,, 오른쪽이 작은보현산으로 가는 길이다. 오른쪽으로 오르면...
바로 경주김씨의 묘지군이 나타난다. 묘지의 왼쪽으로 조심스레 올라간다.
여기부터는 왼쪽이 영천이고 오른쪽은 포항시로 경계길이다.
둥굴레열매
산도라지꽃
한참을 올라서면 다시 묘지를 만나는데...
동지중추부사영양천공지묘(同知中樞府事潁陽千公之墓)이다.
널널하게 걸어 거동사 갈림길을 만나고...
등로 좌우로 숲이 우거져 조망이 없었는데... 왼쪽으로 구름벗겨진 기룡산줄기가 조금 보인다.
작은보현산의 삼각점(839m) --- 여기가 정상이다. 그런데 좀 더가면...
요렇게 되어있다.
작은보현산에서 내려서면 금방 범바위다.
이후로는 평탄한 산길이 이어지고...
사랑나무???
두마리 갈림길 --- 여기서부터 약간의 오름길이 이어진다.
오름길이 끝나면 832m봉 --- 갈미봉 갈림길이다.
1시방향의 직진길을 간다. 계속되는 경계길을 따라... 길은 임도처럼 널찍하다.
그렇게 잠시 휘적휘적 걷다보면 오늘 들머리이자 종착점인 임도를 만난다.
사실상 산행끝이다.(15:35)
임도주변의 모습
임도에서 본 보현산 정상부 --- 날은 흐리지만 구름은 온데간데 없고 제 모습을 보여준다.
조금 당겨보면...
소나기때문에 놀라 베틀바위쪽으로 내리지 못하고 , 팍팍한 임도를 따라 걸었던 게 아쉬움으로 남지만 푸른빛을 가득 머금은 나무들 사이로 걷는게 좋았던 산길이었다. 산행 내내 등로 좌우로 예쁘게 피어난 꽃들은 지친 나그네를 위로하는 고마운 오아시스 --- 여름산행에 보약같은 존재들이다.
가을이나 겨울쯤에 흰바위들이 언듯언듯 보이는 곰바위산도 한번 올라봐야겠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