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출산(영암) -- 2
천황봉에서의 멋진 풍광들을 뒤로하고 내려서는 길은 또다시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기분입니다.
아슬아슬 바위벽을 잡고 다리가 찢어질듯 벌리면 겨우 닿는 발길을 한발 한발 이어서 내립니다.
어느정도 내려와 평이한 길을 이어가자면 만나는 삼장법사바위
닮은것 같기도 하고...ㅎㅎ
험한길을 내려와 올려다본 천황봉 --- 정상에는 아직 많은 사람들이 조망을 즐기고 있는듯 합니다.
줌
좀 더 내려온 곳에서 본 천황봉
가야할 바람재(구정치)와 구정봉 방향
멋진 풍광들에 떨어지지 않는 발걸음을 한 걸음씩 옮깁니다.
탄성만 쏟아지는 풍경들 너머로 저 ~ 멀리 영산강이 유유히 흐르고...
우리는 서쪽으로 서쪽으로 내려섭니다.
다시 뒤돌아 본 천황봉은 저만치 멀어져 있고 안개가 다시 살짝 둘러쌓여 있어 신비감을 자아내고 있습니다.
힘좋은 남자의 근육같은 바위들이 불끈불끈 위용을 뽐내는 듯...
바람재가 내려다 보입니다.
꼬불꼬불한 급경사 사면을 타고 내리면 바람재 삼거리에 이릅니다.
여기서 내리면 경포대로 가는길과 만납니다.
바람재 삼거리에서 바라본 '의자바위'와 '돼지얼굴'
구정봉위에 사람모습이 보입니다.
구정봉 갈림길
여기서 바로 내리면 억새밭을 지나 도갑사로 가는 길이고, 베틀굴과 구정봉 그리고 마애여래좌상은 우회전...
오른쪽으로 꺾으면 곧바로 만나는 베틀굴 --- 옛날 전쟁을 피한 여자들이 베를 짰다는 곳입니다.
그런데 이 굴이 여자의 그것과 비슷해 음굴( 陰窟) 혹은 음혈(陰穴)이라고 부른답니다.
그리고 굴속엔 항상 물(음수 ㅎㅎ)이 고여있고 아까 그 남근석을 바라보고 있다는데요...
구정봉 갈림길에서 또다시 0.5km떨어져 있는 '마애여래좌상'까지 갑니다.
마애여래좌상까지 가는 길은 또다시 급경사 바윗길을 타고 내립니다. 여기는 갔다가 다시 돌아와야 하는 길입니다.
마애여래좌상 --- 국보 144호 높이 8m
다시 올라온 길 --- 이제 구정봉으로...
구정봉(九井峰) --- 물이 마르지 않는 아홉 개의 구덩이가 패어있는 봉우리입니다.
뚝 뚝 떨어져 있어 두 개만 담습니다.
다시 아까 억새밭으로 가는 길과 만나 미왕재로 갑니다.
미왕재로 내리려니 가랑비 살살 뿌립니다. 베낭 카바를 씌우고 걸어보니 바위덩어리로 이루어진 들로가 물기에 젖어 걸어 내려가는 길이 녹록치가 않네요...
억새밭이 있는 '미왕재'입니다.
여기서 저 앞에 보이는 철문쪽으로 가면 월출산 남동쪽 기슭에 자리한 '무위사'로 가는 길이지만 자연휴식년제로 막아놓았습니다.
우리가 가는 길은 오른쪽으로...
아직은 덜 핀 약간은 붉은빛이 도는 억새들이 군락을 이루어 바람을 따라 살랑거리며 군무를 추고 있습니다.
홍계골의 골짜기를 따라 40여분 내려오면 만나는 '도선수미비'
도갑사를 창건한 도선국사와 중창을 한 조선세조때 왕사(王師)였던 수미대사를 기리는 비입니다.
대웅전 앞에서 본 도갑사
국보 50호인 해탈문 --- 법계(法界)를 벗어나 속계(俗界)에 다시 발붙이니 짐승이 되려나...
도갑사 일주문을 나섭니다.
달뜨는 산 --- 월출산
아름다운 산풍경과 빼어난 기암절벽, 그리고 아스라한 조망과 함께한 멋진산행
과연 '호남의 소금강'으로 불리울 만큼 여러가지 조건을 두루 갖춘 멋진 산입니다.
정상에서 오래 머무는 바람에 예상한 시간보다 늦은 시간에 산행을 마칩니다.
버스에 베낭을 벗어놓고 근처 상가에서 막걸리 한사발의 하산주로 피로를 달래고 여유를 갖어 봅니다.
또다시 피곤한 몸을 버스에 맡긴채 돌아오는 길 --- 지리산휴게소에서 저녁식사를 하고 11시가 거의 다 돼 시청앞에 도착합니다.
무슨 기록이 필요하겠습니까??
가슴 가득 품은 이 느낌과 기쁨들만이 산행기 아닌가요???
함께하며 배려해 준 시청산악회 여러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