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공산

선본사 --- 동화사(2)

자유의 딱따구리 2008. 4. 14. 21:24

 살다가 삶이 헐겁게 느껴질때 시장바닥을 찾아보라한다.

얼마나 치열함이 있는가를 알도록...

제가 잘났다고 뻐기는 인간들 --- 나는 꼭 산을 즐겨찾아보라 권하고 싶다.

산마루에 서보면 광대한 우주에 나는 진정 풀씨하나같은 존재일뿐이라는걸 알 것이다.

모래야!! 나는 얼마나 작으냐!!!

 

 

 

 오랜만에 산마루에서 한 컷합니다.  

 바위틈을 지나고, 

 

미끄러운 바위벽을 밧줄을 잡고 위태위태 한발씩 나아갑니다. 

 

 

거대한 암벽아래로는 다시한번 인간이라는 존재의 가벼움에 두려움이 음습하기도 하지요. 

 

동봉까지는 이제 700m남았습니다.

정상등산로 표시도 84번을 가르키네요.. 이 표시는 갓바위에서 1번을 시작으로 동봉아래 수태골방향 서봉갈림길쯤에서 100번이 됩니다.

  

 

 동봉이 가까워질수록 위험구간이 점차 늘어납니다.

봉우리마다 모두 올라 조망을 봐야하는데 신녕재에서 술마시고 너무 퍼질러 앉아 쉬어버려 이제 약속한 시간이 부족합니다.

할 수없이 우회로를 따라 나아갑니다.  

 

 병풍바위

 

 정상인 비로봉이 가까이 보입니다.

 동봉을 눈앞에두고 다시 물한모금하며 쉬어주고...

 지나온 길

 염불봉에도 사람들이 앉아 쉬고 있습니다.

부러워 보입니다. 무슨 생각하며 앉았을까요?? 무념무상???

 신령재에서 치산폭포쪽으로 내리는 줄기와 그 뒤는 신녕 부귀사쪽으로 내리는 산줄기입니다.

 위험한 바위를 타고 있습니다.

 바위를 무사히 타고 올라와 염불봉을 배경으로...

 동봉과 군사시설...

 다시 위험한 바위를 타고 내리기 직전에...

 우회하기도 위험하기는 같아보이는데...

 뿌듯한 성취감

 염불암이 내려다 보입니다.

 다시 로프길을 만나고...

 

 

 

 희부연 조망속에 하얗게 케이블카 종착지가 보입니다.

 동봉과 서봉

드뎌 동봉에 발을 디딥니다.

약속한 친구들과도 만나고...

 

 

 다같이 증명사진

 저 아래 헬기장으로 가서 점심을 먹기로 합니다.

약사여래입상

 식사시간

약사여래불과 동봉 

 점심을 먹으며 온갖 얘기들을 쏟아놓고 웃고 떠들다 늦은 하산길을 서두릅니다.

정상등산로 100번지점 부근입니다.

 수태골로 내려가는 길의 작은 골

 수태골과 스카이라인 갈림길 --- 우린 염불암쪽으로 내리기로 합니다.

군데군데 흩어져 피어난 생강나무꽃 사잇길로 내립니다. 

 염불암으로 올라가는 아스팔트길로 내려서...

 그 길을 따라 동화사까지 계속걸어줍니다.

이 길은 지난번 탑골에서 올랐을때 한번 걸었던 길입니다. 참고바람.

 

 

 

 동화사 경내는 벌써 부처님오신날 준비가 다 된듯 하네요...

 

 동화사 매표소를 나섭니다.

 팔공산 집단시설지구와 순환도로는 벚꽃으로 가득합니다.

마침 팔공산 벚꽃축제가 열리고 있었고,

 꽃에 취하고, 음악에 취하고... 짧은 봄날이 무단횡단하듯 휘리릭 지나가고 있습니다.

 군데군데 띄엄띄엄 자리잡은 진달래보다는 군락을 이루니 연분홍빛이 더 아름답습니다.

올라오는 차들은 넘쳐나 꼬리에 꼬리를 물어 도로가 꽉 막혔습니다.

걸어다니니까  이렇게 편한걸... 

 길게 이어진 차량행렬과 벚꽃터널 --- 반대로 내려가는 차는 속이 시원할듯합니다.

 

 하늘의 뜻과 땅의 마음을 가득 담았던 산길에서의 소중한 교훈들은 하산하며 모두 사라졌습니다.

언제까지 부질없는 이런 어리석음이 반복될런지요.

오늘 또다시 인간의, 아니 제 스스로의 모자람과 나약함을 새삼 되느낄뿐입니다.

 

함께한 친구들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