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본사 뒷길
2008년 2월 24일 일요일
어제만해도 강한 겨울바람이 몰아쳐대더니 오늘 산에 간다니까 조금은 잠잠해졌습니다.
조금씩 불어대는 그 바람의 끝도 이제 그렇게 뾰족하진 못하여 두루뭉술입니다.
내게 '가까운 산'의 대명사 --- 팔공산 자락으로 갑니다.
수도없이 반복되는 산행길
부질없이 되풀이되는 이 길 또한 쌓이고 쌓이다보면 마침내 내 삶의 한조각 편린이 될 거라고 생각하며...
갓바위 아래 주차장 모습
제법 많은 차들이 앞서 와있습니다.
오늘 역시 감나무집 옆길로 들머리를 잡습니다.
베낭을 둘러매는 이 시간부터는 오만가지 속세의 일들은 산들머리에 벗어놓는 것일까요???
홀가분하게 출발 ~ ~
사슴목장 뒷길 수더분한 코스를 버리고 바로 쳐오르는 길을 선택합니다.
초장부터 입안에서 단내가 납니다.
외로운 이 길이 '자유'가 되는 순간입니다.
오름길에 뒤돌아 보면 건너편에 갓바위가 자리해 있습니다.
줌으로 ...
음지쪽엔 채 녹지않은 잔설들이 남아있고 ... 오른쪽 노적바위도 보이네요.
발아래 주차장과 그 위로 명마산 줄기가 누워있고, 또 그위로 환성산 줄기도 보입니다.
멀리 와촌과 금호, 영천까지...
전망바위
능선의 전망바위 위에서 본 뒷편 중앙암의 모습입니다.
멀리는 군위 고로의 옥녀봉도 보이고...
신녕면 소재지와 화산줄기가 뒤로 보입니다.
오른쪽으로는 태실봉도 보이고...
연리지인가요???
나무가 나무를 뚫고 지나가는데... 이미 가지는 죽어 있습니다.
멀리 팔공산 정상이 보입니다.
마음은 새처럼 훨훨 날아 저 봉우리들을 수도 없이 오르락 내리락합니다.
다시 갓바위쪽으로
줌
가야할 길
새로 세워진 산뜻한 이정표
능성재로 가지않고 선본사로 내리기로 합니다.
선본사 경내
갓바위 아래모습
오늘도 참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 곳을 찾았습니다.
좁은길 한 쪽은 사람들 차지이고 차들은 조심조심 한 쪽으로 다녀야 하고...
그 사이 주차장은 차들로 꽈 차있습니다.
한가지 소원을 이루려는 소박한 마음을 가진이들의 발걸음이 모여 차들의 홍수를 이루었습니다.
사람이 큰 산에 들면 그 산을 닮아 더욱 커져야 할텐데 왜 이 몸은 날머리를 나서면 본래의 상태로 회귀해버리는지...
오늘의 힘들고 고된길이 내 삶에 기쁨의 자양분이 되기를 바라면서 집으로...<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