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현산
2008년 2월 3일. 入春을 하루앞둔 일요일입니다.
가까이 자리해 있는데도 잘 찾아보지 못하고, 어쩌면 아껴두었다고 해야할 보현산으로 한 산행 나섭니다.
날씨는 강추위의 끝이라 아직 매운기운이 남아 맴돌고있지만 그 끝은 많이 무디어져 제법 푸근하고, 하늘은 조금 찌푸려 있어 조망이 걱정되긴 합니다.
출발은 정각 별빛마을의 절골 삼층석탑 뒤코스로 정했습니다.
차를 주차하고 쳐다본 보현산은 가운데 천문대부터 그아래로 온통 눈을 덮어쓰고 있습니다.
오늘 눈산행을 예고하는데 기대만땅!!!
들머리 등산코스의 왼쪽에 자리한 정각리 삼층석탑
줌으로 약간 당겨봅니다.
나목이된 참나무들과 산아래쪽으로는 간간이 소나무 군락도 보입니다.
초반, 약간의 시멘트 포장길을 따릅니다.
영천소방서의 30번 구조포스트가 보이고, 오늘 산등성이까지는 계속해서 이 구조포스트와 함께합니다.
외딴집 입구(지도를 찾아보면 독립가옥이라고 돼 있을겁니다)
다시 가야할 정상쪽을 한번 올려다보고...
외딴 집한채 지나서 부터는 정상등산로로 이어집니다.
집뒤 길가에 정성을 모아 쌓은 돌탑을 만납니다.
뒤돌아 보면 오른쪽 기룡산과 중앙의 꼬깔산 마루금과 멀리 운주산들이 눈을 가득쓰고 위용을 뽐내는듯 합니다.
마치 어서 오라는 듯한 유혹같기도 하고...
친구 --- 상기리
산아래쪽은 소나무가 많습니다.
시원한 바람이 불어주고 그 바람따라 솔향이 은은히 묻어옵니다.
등에 살짝 땀이 배일때쯤해서 물 한모금 마시고 잠시 쉽니다.
선답산객들의 시그널이 곳곳에 매달려 바람에 팔랑거리고 있습니다.
27번 구조포스트 이후부터 지능선을 만나는 구간까지는 제법 경사가 심합니다.
눈길에다 아이젠을 착용하지 않아 힘이 두 배로 드는듯한 느낌입니다.
힘겨워 보이는 친구(지난주 팔공산 동봉 갔다왔다더만...)
절골 앞으로 내려가는 갈림길을 만납니다.
절골 앞으로 내려가는 시원한 등로 위로 눈덮힌 기룡산과 꼬깔산이 보입니다.
이후 우리가 진행하는 등로도 능선길을 따라 정비가 잘된 시원한 코스가 이어집니다.
산줄기 곳곳이 칼로 난도질한 무를 보는듯합니다.
개발논리로 임도다 뭐다 산은 만신창이가 돼있습니다. 작은 보현산과 멀리 수석봉이 보입니다.
산허리가 파헤쳐지기는 저 멀리 면봉산도 마찬가지...(줌)
줌으로 당긴 기룡산 줄기의 장엄함
산불감시초소가 나타나고...
시루봉 아래 법용사 갈림길을 만납니다.
시루봉에는 표지석이 두 개있습니다.(시리봉과 뒤에 삼각점)
증명사진(친구)
날씨가 흐려 팔공산쪽의 조망은 많이 흐릿합니다.
날씨만 맑다면 산줄기들이 굽이굽이 마치 물결처럼 일렁이고 있을텐데 조금 아쉽습니다.
삼산이수(三山二水)의 고장 --- 영천, 그 二水의 발원지를 알립니다.
시루봉에서 바라본 천문대와 뒤쪽 면봉산
천문대 전경
우리가 출발했던 절골(줌으로)
시루봉(1124.4m)에는 찬바람이 제법 세차게 몰아칩니다.고산으로서의 풍광을 느긋하게 좀 즐겼으면 하는 바램이 있지만
그리 오래 머물지 못하고 아쉬움을 뒤로한 채 천문대로 발길을 돌립니다.
시루봉에서 천문대까지는 영천시와 청송군의 경계구간입니다.그런데 이구간에는 ...
청송군 현서면의 '녹색회' 라는데서 철조망으로 장벽을 만들어 놓았습니다.
자연을 보호한다는 것과 자기네 임산물 보호명목이라는데, 아무래도 이해가 되지않습니다.
산에는 야생동물들도 맘대로 다닐수 있어야 하는데... 진정한 자연보호가 뭔지...
천문대에 오면 바람피해 밥먹을데가 있을것같아 왔더니 온통 문은 꽁꽁 잠겨있고 그나마 바람피해 문뒤쪽 한 곳에 짱박혀 점심을 해결합니다.
하산길
갈림길 --- 등로는 깔끔하게 정비가 잘되어 있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아이젠없이는 좀 곤란한 구간이 드문드문 있었습니다.
몇 번이나 넘어질뻔했는지 모릅니다.
내 선배들께서 다녀간 모습
또하나의 갈림길 --- 우리는 국제신문 시그널이 달려있는 오른쪽길을 택했습니다.
날머리
조오기 멀리 밭고랑 끝으로 삼층석탑이 보이네요.
정상에는 칼바람이 생생 몰아쳤지만
산아래는 얼었던 계곡의 물이 조금씩 녹아내립니다.
내일이 입춘입니다. 봄이 오는 소리가 저 얼음아래에서 조금씩 가까워지는듯한 느낌을 가지며...
오늘 함께한 상기리 친구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