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리지를 찾아서
2007년 11월 3일
주말이지만 웬지 마음의 갈피를 잡을 수가 없습니다.
잿빛 구름이 드리워져 있는 날씨만큼 가슴 한 켠 짓눌려 답답한 것은 도대체 무엇때문일까요??
살아 있어도 제대로 살아 있다 느끼지 못하고 살고,
매일같이 마음을 비우고 살자고 해도 풍족한 삶은 어디에도 없고...
언젠가 접한 "時테크"때문에 늘 조급한 마음과 일상에 �겨 일 분 일 초라도 허투루 쓰지말자는 생각으로
온통 머리속이 어지럽습니다.
또 언젠가는 "休테크"가 나오더니 사람은 쉴 때 제대로 쉬어야 다음 일을 진행함에 효과적으로 할 수가 있다는데...
그렇군요.
일 할때는 "時테크"에 맞추어 일에 몰두하고
쉴 때는 "休테크"를 적용하여 느긋하고 여유로운 지혜를 발하라는 거.
세상사 --- 모두가 --- 마음먹기 나름일 듯
일체유심조(一體唯心造) 아닐까요??
주말 오후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느끼며 조용히 지내고 싶어 길을 나섰다가 감이나 한 상자 살까하는 마음에
드라이브겸 가족끼리 청도로 차머리를 돌립니다.
경산을 지나 69번 지방도를 따라 청도땅으로 들어서 동곡으로,
동곡에서는 20번 국도따라 우회전하여 매전면소재지까지 갑니다.
거기서 '단감이 아니'라는 것과 '비싸다"는 이유로 그냥 발길을 돌립니다.
다시 동곡으로 돌아와 왔던 길로 갈까, 다른 길로 갈까 망설이다
한 번 간 길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 탓에 결국 운문과 경주방면 20번 국도를 탑니다.
운문면 소재지에 이르니 국도변은 장터처럼 돼있습니다.
가을의 수확물들이 그득합니다.
물론 감(홍시, 반시)을 포함한 펑퍼짐한 호박도 산더미처럼 쌓여있고 기타등등...
홍시를 한상자 샀습니다.
맛보라며 몇 개 더 덤으로 얻었습니다.
하나를 쪼개 맛보았습니다.(맛은 표현력의 문제로 생략합니다,아 ~ ~ ~)
그 길로 운문댐으로
운문댐 입구에선 아들.
엄마와 아들
잔잔한 운문호
멀리 서지산과 지룡산이 보입니다.
운문댐 상류의 모습
여기서 경주 산내로 가는 길과 영천의 북안으로 가는 갈림길이 나옵니다.
갈림길에서 북안쪽을 따르면 운문면 지촌마을입니다.
이 마을에는 유명한 연리지가 있습니다.
늘 이 곳을 지나다니면서도 한 번도 가보지 못하였기에 오늘 조금의 여유가 있어 한 번 도전해 보기로 합니다.
안내판을 보니 1.5Km --- 제대로 찾는다면 해 저물기전에 충분히 갔다올 시간인거 같습니다.
길가의 안내판
조금 올라간 곳의 안내판
길을 따라 얼마나 올라 갔을까요???
산마루까지 갔지만 결국 찾지 못하고 그냥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급한 마음에 산길을 숨이 턱밑에까지 차오르도록 거의 뛰다시피 산을 헤맸습니다.
싸늘한 날씨속인데도 땀은 강물처럼 얼굴이며 등줄기로 쏟아져 내립니다.
날은 저물고 갈 길은 먼 나그네처럼 약간 무서움도 느껴지기 시작합니다.
마음의 여유가 없어 사진도 찍을 수가 없었습니다.
전화도 터지지 않았습니다.
털레털레 내려오며 오기가 돋아났습니다.
몇 시간에 걸쳐 할 산행을 강도높게 1시간만에 다했습니다.
하긴 준비도 없이 이런 시간에 오른다는 것부터가 무모한 짓일뿐입니다.
오늘 보지 못한 연리지는 퍼온 사진으로 대신합니다.
아쉽긴 하지만 훗날을 도모하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