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악산 공룡능선 - 천불동계곡 (1)
2007년 10월 20일 설악으로 갑니다.
설악 --- 더이상 말이 필요합니까?? 우리나라 최고의 산이란거 -- 아는 사람은 다 아는 명산.
그 중에서도 모든 산악인이 꿈꾸는 공룡능과 가을의 천불동계곡.
저녁 8시 영천시청산악회원 17명과 함께 장도에 오릅니다.
가을 추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가 있었기에 어느정도 준비는 하고 설레는 마음으로 설악동으로 달립니다.
<부산일보 개념도> --- 참조용
새벽 1시 버스는 속초를 거쳐 설악동에 일행을 내려놓습니다.
모든 것이 잠든 깜깜한 밤입니다. 너무 일찍 도착했는지 주위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매표소에서 표를 사는 동안 잠시 설레임으로 서로를 격려합니다.
하늘에 반달이 떠있고 별들이 반짝이는 모습을 보며 한시간쯤 걸어서 비선교를 건너 비선대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헤드랜턴 불빛이 가는 곳만 조금씩 드러날 뿐...
천불동 계곡과 마등령 갈림길 --- 산행대장 모습
왼쪽길을 버리고 오른쪽으로 오릅니다.
본격산행이 시작됩니다.
초입부터 수직의 급경사가 잠못잔 사람들의 혼을 쏘 ~ 옥 빼놓습니다.
주위에 보이는 건 없고 오직 앞사람의 뒷꿈치만 보고 따라갑니다. 보이지는 않지만 알싸하고 은은한 공기만으로도 설악의 아름다움이 느껴지는 듯합니다.
중간 중간 잠시 쉬는 동안 사진을 찍기는 했지만 피사체가 멀어 나오지를 않았습니다.
오름길에 잠깐씩 뒤를 돌아보면 저 멀리 속초시내 야경이 보입니다. 멋집니다. 사진에는 잘 보이지 않네요.
약 3시간 40분만에 마등령 정상에 섭니다. 햐 ~ ~ 첫추위라고 어느정도 각오는 되어 있었지만 이럴 줄이야...
설악의 거센 바람이 이리저리 사정없이 불어댑니다. 겉옷까지 꺼내입고 모자까지 폭 뒤집어 씁니다.
대간하는 사람들이 걸어논 수많은 시그널들이 바람에 나부끼고 있습니다.
대간길은 여기서 북으로 저항령을 거쳐 미시령으로 가고 남으로는 우리가 가야할 공룡능선을 거쳐 대청봉으로 이어집니다.
아직 동틀녁이 멀었나요?? 지금부터는 공룡능선길입니다.
그런데 아직 깜깜합니다. 춥기는 춥지만 힘들어도 쉬지를 못합니다. 조금만 쉬면 한기가 파고듭니다. 손이 시려 주머니에 넣어보지만 그리 오래 있을 수 없습니다. 곧 가파른 길의 로프를 잡아야 합니다 .
오세암 갈림길
흘러 내리던 물은 모조리 요렇게 얼어붙어 고드름이 됐습니다.
여명이 밝아 오고 있습니다. 세찬바람이 골짝마다 우리를 기다렸다는 듯 할큅니다.
이제 서서히 배도 고파 오지만 밥먹는 것도 걱정입니다.
나한봉이 눈앞에 희미하게 보입니다.
공룡능선의 길은 그야말로 천당과 지옥을 오르내리는 거 같네요.
천길 낭떠러지로 떨어졌다 다시 까만 직벽바위를 한없이 치받고 올라야 합니다.
거친 호흡이 하얗게 입김으로 뿜어져 나옵니다.
이 쯤에서 마주치는 사람이 한 두명 나타납니다. 아마 희운각쯤에서 1박을 하고 오는듯합니다.
멀리 대청봉과 오른쪽으로 소청이 보이네요.
공룡능선의 첨봉들과 기암괴석들도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산객들의 입에서 감탄사가 쏟아져 나옵니다.
과연 ~ ~ 나의 짧디 짧은 필설로는 표현이 안됩니다. 또한 말이 필요하질 않습니다.
웅장한 자태, 멋진 풍광...
대청과 소청에서 뻗어내린 용아장성릉의 모습들도 조금씩 보입니다.
눈이 휘둥그레집니다. 왼쪽으론 외설악의 천와대 능선과 멀리 울산바위와 속초시내를 거쳐 동해바다가 보이고 오른쪽으론 내설악의 가야동계곡과 용아장성이 자태를 드러내고 섰습니다.
용아장성의 일부
사진에 나타나는 소나무를 보니 다시 추워지는 것같네요...ㅎㅎㅎ
올해의 첫추위, 바람 제대로 맞았습니다.
가까이 천와대 능선과 멀리 울산바위가 보이고 그 뒤로 속초시내와 동해가 보입니다.
천와대 능선의 최고봉 -- 범봉
울산바위를 배경으로 한 컷
1275봉 오르기 전의 어느 바람이 좀 잦은 골짝에서 아침식사를 합니다.
작전중인 공비처럼 쪼그려 앉아 몇 술 떠지만 그나마 추위탓에 손이 곱아 젓가락질도 않됩니다.
시장기만 속이고 다시 일어 섭니다.
1275봉 --- 요기쯤이 공룡능선의 반쯤 되겠죠...
뒤돌아 본 1275봉 --- 어디에서 봐도 장관입니다.
가야동 계곡쪽
바위를 넘어 대청봉이 보입니다.
대청과 소청
천와대 능선과 그뒤로 울산바위
줌으로 당긴 울산바위 --- 손에 잡힐듯 합니다.
저 앞쪽으로 화채봉이 보이고 그 왼쪽으로 화채능선이 이어집니다.
줌으로...
신선봉에 도착합니다. 가야동계곡쪽
신선봉(1216m)의 정상 --- 사실 공룡능선의 다른 봉우리들은 정상에 오르지는 못하고 우회하는 수준이지만 여기 신선봉은 정상을 밟습니다.
여전히 강한 바람이 마구 불어댑니다. 사진 한장 찍으려니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로...
신선봉에서 바라본 대청봉과 죽음의 계곡
신선봉을 내려서는 길
무너미재에 도착합니다.
오늘도 수많은 단체산객들이 몰려왔나 봅니다.
아직도 이런 산악회들이 있습니다. 뒤에서 꼭 거둬가얄텐데 말이죠.
이제 천불동계곡으로 들어갑니다. <계속>